[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반도체 식각장비 제조업체 에이피티씨(APTC)가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회사는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식각공정 장비의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향후 공모자금을 바탕으로 연구개발(R&D)과 시설 증축과 함께 글로벌 톱 식각장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피티씨의 총 공모 주식수는 230만주다. 희망 공모가액은 1만1500~1만3000원, 공모 금액은 265억~299억원으로 예상된다. 예상 시가 총액은 2725억원~3080억원 규모다. 오는 13~14일 기관 및 일반 투자자의 청약을 진행하고 같은달 2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2002년 설립된 에이피티씨는 반도체 제조공정 중 식각에 필요한 장비를 제조, 판매하는 기업이다. 식각공정은 화학용액이나 가스를 이용해 실리콘 웨이퍼상의 필요한 부분만을 남겨놓고 나머지 물질을 제거하는 것으로 반도체 전체 공정 중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중 하나다.

 

세계 식각공정 장비 시장은 3개 기업이 독식하는 독과점 형태로 그간 국내 반도체 기업은 설비를 해외 업체에 의존해왔다. 이에 에이피티씨는 설립 당시부터 꾸준한 연구개발과 함께 독자적인 적응결합형 플라즈마 소스 기술을 확보했고, 이후 식각공정 장비의 양산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성장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지난 2015년 44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2017년 411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연평균 성장률 205.6%를 기록했다. 2015년 1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나 바로 다음 해인 2016년 94억원의 흑자를 달성했고, 2017년에는 12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다만 감안해야 할 리스크 요인으로는 편중돼 있는 매출 비중을 꼽을 수 있다. 에이피티씨의 SK하이닉스향 매출 비중은 2016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99.9%를 차지하고 있다.

 

에이피티씨 측은 “편중된 매출은 반도체 산업의 특수성에 기인한다”며 “국내 대부분의 반도체 회사가 삼성계열 또는 SK하이닉스에 높은 의존도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생산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식각장비 제조업체들 역시 기술 발전에 대응할 수 있는 제조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양산 중인 제품 외에 차세대 신규 장비를 개발하고 기존 장비의 개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모자금 역시 연구개발과 시설 증축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차세대 폴리 식각 장비 ▲산화막 식각 장비 ▲TSV(실리콘 관통전극) 식각 장비 등의 개발에 총 6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시설 증축에는 기계장치, 클린룸 구축 등 총 170억원을 투입한다. 아울러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서도 25억원을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주요 고객사의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신규 고객사를 창출할 계획”이라며 “미국, 중국, 대만, 일본 등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법인 설립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주관사인 대신증권 측은 "SK하이닉스로부터 장비의 기술력을 검증받아 2016년부터 제품을 지속적으로 판매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가 기술혁신기업으로 선정해 내부 전담엔지니어 인력을 배치하는 등 공정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방산업인 반도체 시장의 호조와 신규장비 개발로 외형성장과 수익성 제고가 동시에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LG이노텍, WiSoL 등 소수 거래처를 중심으로 한 시장 대응 전략에서 앞으로의 수출 비중 확대를 주목해야 한다”며 “2배씩 성장하는 높은 매출도 참고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공정변화에 따른 식각 장비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라며 “현재 매출처는 SK하이닉스에 편중돼 있으나 향후 수출 실적을 바탕으로 시장 및 고객을 다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