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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의 P2P대출로 결혼자금 만들기)⑦자동투자의 맹점...투자 모집 지연된 채권에 투자
모집기간 연장으로 '노는돈' 발생…일반 채권보다 수익률 5%p 낮아
2018-08-08 08:00:00 2018-08-08 08:00:00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더위가 절정에 치달으면서 결혼 준비에 대한 스트레스도 비례해서 커지고 있다. 청첩장이 나온 이후 지인들과의 식사자리를 만들고 매일 늦은 저녁에 집에 들어가기 일쑤다. 업무를 위한 술자리를 포함하면 일주일에 열번 이상 술자리가 생기고 있다.
 
그나마 위안거리라고는 투자한 P2P대출 수익으로 전세자금 대출 이자 일부를 갚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로 6000만원을 받았다. 이 상품의 금리는 2.1%다. 이를 단순 환산하면 매달 10만원가량의 이자를 갚아야 한다.
 
매달 3만원가량의 P2P대출 상환금이 들어오는 만큼, 한 달 전세대출 이자의 3분의 1가량을 P2P대출 수익금으로 갚을 수 있는 셈이다. 지난달 8퍼센트, 렌딧, 피플펀드, 어니스트펀드, 테라펀딩 등 투자한 P2P대출업체 5곳에서 상환된 금액은 총 3만1422원이다. 이달에도 3만1948원이 상환될 예정이다.
 
다만, 결혼준비에 바쁜 나머지 상환된 금액을 즉각 재투자하지 못했다. 앞서 5월 9일자로 소개했던 자동투자가 최근 많이 활용됐다. 문제는 자동투자가 내가 원하는 채권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 여럿 발생했다. 상대적으로 수익이 적은 채권에 투자되거나, 모집기간이 늘어나며 이른바 '노는 돈'이 장기간 발생하기도 했다.
 
P2P대출 투자를 해본 결과 채권이 조기에 상환되는 경우가 더러 발생한다. 이 경우 이른바 '노는 돈'이 생기기 마련이다. 은행 입출금 통장에 잔금이 있으면 매일 이자가 가산돼 1~2%의 수익이 생긴다. 하지만 P2P대출은 예치 통장에 환급금액이 들어오더라도 이자가 붙지 않는다.
 
먼저, 지난 6월29일 피플펀드에서 10만원을 투자한 녹번역 상업시설 'PF 브릿지 6호 1차'가 조기에 중도상환됐다. 지난 3월 투자한 이 상품은 8개월 동안 원리금이 균등 상환될 예정이었지만, 채무자의 중도상환된 것이다.
 
자동투자를 신청해놓은 만큼, 예치금이 발생하자 피플펀드는 담보채권 제639호 투자상품 부동산 트렌치A에 10만원을 자동으로 투자했다. 하지만 금리가 예상보다 낮았다. 이상품의 연 이자율은 연 11.0%다.
 
이는 부동산 담보 채권 중에서는 낮은 수익률이다. 앞서 조기 상환된 녹번역 상업시설(연 15.0%)을 비롯해 현재 투자를 하고 있는 태양광 괴산발전소(연 17.0%), 경주산업단지(연 15.0%)보다도 낮은 수익률이다.
 
렌딧에서 진행된 자동투자에서도 기존 투자보다 낮은 수익률이 책정됐다. 렌딧에서는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네차례 자동투자가 진행됐다. 이 네개의 채권의 평균 수익률은 9.26%로 일반 투자 수익률 평균(14.49%)보다 5%포인트 이상 낮았다.
 
자동투자를 진행했음에도 3주 이상 투자자 모집을 하지 못한 채권도 있었다. 8퍼센트는 지난달 크레모텍이라는 중소기업에 5000원을 자동투자했다. 이 업체는 세계최초 LCoS+ 레이저광원 기술력을 보유한 광학엔진 설계 업체다.
 
문제는 이 채권의 투자자모집이 늦어지면서, 이른바 '노는 돈'을 줄이기 위해 설정해 놓은 자동투자의 장점이 없어진 것이다. 8퍼센트는 지난달 2일 크레모텍에 투자를 신청했다. 하지만 투자자를 모집을 종료한 시기는 지난달 25일이었다. 자동투자를 실행했음에도 23일 동안 '노는 돈'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달 31일 자동투자로 신청된 중소기업 채권 라파체마 역시 7일 현재까지 투자자 모집이 완료되지 못했다. 이 채권은 이날 현재 목표 모집액 3억원의 절반 수준인 1억4400억원가량만 모집된 상태다.
 
최근 실행한 자동투자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 이유는 알지 못하지만 자동투자의 경우 일반 투자보다 수익률이 낮은 상품에 투자되는 확률이 높았다. 또 인기가 없어 모집금액을 채우지 못해 재차 투자자를 모집하는 채권에 투자되는 경우도 다수 발생했다. 이 부분은 향후 취재를 통해 정확한 이유를 알아볼 예정이다.
 
이어 나 역시 꾸준한 관심을 갖고 채권분석을 할 필요가 있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일주일에 한 번씩 투자 내역을 살펴봤더라면 자동투자보다는 내가 원하는 채권에 투자하고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자동투자를 교훈 삼아 P2P대출로 전세자금대출의 이자를 모두 상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렌딧에서 진행하고 있는 자동투자와 일반투자의 수익률 비교. 렌딧 홈페이지 캡쳐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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