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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풀꺾인 코스닥 벤처펀드 열기…공모형 설정액 감소
수익률 부진이 발목 잡아…추세 가속화 우려
2018-08-08 16:03:58 2018-08-08 16:03:58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출범 초기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코스닥 벤처펀드가 최근들어 제자리 걸음을 하며 한풀꺾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공모형 벤처펀드의 설정액은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월말 기준 코스닥 벤처펀드의 설정액은 총 2조98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말 설정액인 2조9412억원에서 441억원(1.5%)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앞선 2개월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다. 4월5일 출시된 코스닥 벤처펀드는 1달만에 약 2조원에 가까이 자금이 몰렸고, 지난 5월달에도 약 9000억원의 설정액이 추가로 들어온 바 있다.
 
특히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모펀드에서는 설정액이 줄어들었다. 7월말 기준 공모형 코스닥 벤처펀드 설정액은 7723억원으로 6월말(7820억원) 대비 1.24% 감소했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등장한 금융 상품이다. 투자 금액의 10%(최대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하고 코스닥 신규 상장 공모주식의 30% 우선 배정이라는 인센티브도 함께 주어져 출시 초기 인기를 끌었다.
 
공모형 코스닥 벤처펀드가 출시 4개월만에 설정액 감소를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 4월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 행사 모습. 사진/뉴시스
 
하지만 지수 부진에 따른 수익률 악화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활기를 보이거나 전망이 좋아야 자금 유입이 이어지는데 미-중 무역분쟁, 경제성장 둔화 등으로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12개의 공모형 코스닥 벤처펀드 가운데 지난 1개월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 것은 4개 밖에 없으며, 이들의 수익률도 1%가 채 되지 않는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B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 2[주식혼합](0.7%)’, ‘브레인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0.6%)’,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기업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0.4%)’, ‘미래에셋코스닥벤처기업증권투자신탁 1(주식)(0.1%)’ 등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며, ‘KTB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0.4%)’, ‘현대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0.5%)’, ‘삼성코스닥벤처플러스증권투자신탁 1(-1.1%)’, ‘하나UBS코스닥벤처기업&공모주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1.2%)’, ‘하이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1.9%)’, ‘KB코스닥벤처기업소득공제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3.2%)’, ‘KB코스닥벤처기업증권투자신탁 2(주식혼합)(-3.4%)’, ‘현대인베스트벤처기업&IPO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4.2%)등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설정액 감소가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7일 기준 공모형 벤처펀드의 설정액은 7669억원으로 전주대비 61억원 줄었다. 이는 8월에도 설정액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전날인 6일에만 40억원이 감소해 그 추세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대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전망이 나오다 보니 국내 투자상품의 자금이 빠져 해외 투자 상품으로 흐르는 상황”이라며 “다른 이머징 마켓 증시는 다 오르고 있는데 국내만 못 오르고 있는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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