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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2분기 실적 양호하지만…3분기 우려
7월부터 거래대금 급감 등 업황 악화…"회사별로 실적 차별화"
2018-08-09 15:23:57 2018-08-09 15:23:57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지난 2분기에 미래에셋대우와 메리츠종금증권이 역대 최고 성적표를 내놓는 등 증권사가 호실적 행진을 하고 있다. 다른 증권사들도 양호한 성과를 올릴 전망이다. 하지만 증시가 지지부진한 데다 증권사의 실적과 직결되는 거래대금이 뚜렷한 감소세를 보여주고 있어 하반기 전망은 밝지 않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0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증가했다. 창사 이래 분기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순이익이다. 올해 1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최대치 경신이기도 하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은 2분기 순이익이 각각 1571억원, 1168억원으로 전분기보다 줄었지만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보다 각각 31%, 25%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주요 증권사도 양호한 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순이익은 분기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올해 1분기보다 줄겠지만 견실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분석 대상인 주요 증권사의 2분기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11%가량 증가하면서 시장 예상치에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평균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위탁매매수수료수익 증대, 이자수익 증가 및 상품 운용수익 안정화 등을 이익 증가의 근거로 제시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의 모습.사진/뉴시스
하지만 3분기부터는 증권업계 전망이 밝지 않다. 거래대금 및 신용잔고 감소 등 좋지 않은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지난달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8조9600억원으로 6월(12조4500억원)과 2분기 평균(13조9000억원)보다 각각 28%, 35%가량 줄었다. 4~5월 12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던 신용공여 잔고는 지난달 1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국내 경기에 대한 우려, 남북 경협주 모멘텀 약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증시가 강한 조정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전배승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과 신용잔고 등 업황 지표가 상당히 악화된 모습"이라며 "3분기 이후 증권사 이익 약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사의 사업모델이 위탁매매 수수료 중심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지나친 걱정을 할 상황은 아니란 분석도 나온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위탁매매 영업을 탈피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주요 증권사의 사업 모델은 이미 다각화됐다는 점에서 우려만큼 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판단한다"며 "상반기 업종 전반에서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면 하반기에는 사업 다각화와 소매 의존도, 투자은행(IB) 역량, 위험 관리 등에 따라 회사별 실적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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