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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증권, 이산가족 겨냥 '상속 상품' 눈길
초고령층 니즈 고려…"북한 이슈에 장기적 접근"
2018-08-09 16:36:48 2018-08-09 16:36:48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증권가가 잇따라 북한 관련 리서치팀을 꾸리고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선 가운데 신영증권이 선제적으로 이산가족을 겨냥한 장기 상품을 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종전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패밀리 서비스인 '유언대용신탁'에 북한 관련 이슈를 더한 것이다.
 
신영증권은 지난 8일 업계 처음으로 이산가족을 위한 상속신탁 상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현재 남아있는 5만7000여명의 이산가족 중 60% 이상이 80세 이상의 초고령층이라는 점에서, 사후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재산을 상속하고자 하는 니즈를 고려한 것이다. 
 
남·북이 지난 4일 판문점 연락관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대상자 최종 명단을 교환하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을 앞두고 신영증권은 '유언대용신탁' 상품을 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랜 기간 경색돼 있었던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경제협력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시점이다. 여기에 더해 오는 20~26일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앞두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의 경우도 남측 93명 중 90세 이상이 35명에 이르는 상황이다.
 
이 상품은 지난해 초 신영증권이 패밀리 헤리티지 서비스의 일환으로 시작한 유언대용신탁에, 이산가족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고려한 서비스다. 유언대용신탁은 생전에는 본인의 뜻에 따라 자산이 운용되지만, 사후 의뢰인의 뜻에 따라 자산이 승계되는 형태다. 이산가족의 경우 북한에 있는 상속자에게 즉시 전달되기는 어렵겠지만, 추후 남북 자금 이전에 가능한 시기가 오면 북한 가족에게 자산이 전해진다.
 
다른 증권사들이 리서치센터내에 북한 관련 팀을 꾸리고 관련 보고서를 내놓는 것과 차별한 시도로 평가된다. 또 고액자산가를 위한 자산관리를 내세우는 신영증권의 스타일과도 맥을 잇고 있다는 평가다. 신영증권이 광고선전비를 줄이는 대신 발레, 음악, 미술 등 다양한 문화예술 강좌를 여는 '신영컬처클래스'를 진행하는 것도 고객층을 고려한 결정이다. 이산가족 유언대용신탁은 1억원 이상부터 가입 가능하다.
 
신영증권의 자회사인 신영자산운용도 과거 통일대박론(2014년)이 탄력을 받자 업계서 처음으로 통일 관련 상품인 '통일펀드'를 출시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후 우후죽순 생겼던 통일펀드가 남북관계 경색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흔적이 없이 사라졌으나, 신영자산운용은 유지를 택했다. 하이자산운용과 함께 통일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2곳 중 하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신영자산운용과 신영증권은 북한 관련 이슈가 있을 때마다 선두에서 상품을 출시해왔다. 북한을 새 먹거리로 보고, 장기적 안목을 갖고 가는 느낌이다. 유언대용신탁도 짧게는 10년, 길게는 20~30년씩 장기간 맡겨야 하는 상품이라는 점에서도 그렇게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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