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법관모임 압박' 부장판사 검찰 출석…"성실히 진술하겠다"
'사법부 변협 압박' 관련 전 대변인·부회장도 참고인 신분 출석
2018-08-16 10:33:56 2018-08-16 10:33:56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양승태 행정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문건을 다수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박모 창원지법 부장판사가 16일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박 부장판사를 창원지법 마산지원 김모 부장판사, 울산지법 정 모 부장판사에 이어 세 번째로 공개 소환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46분쯤 서울중앙지검 현관에 도착한 박 부장판사는 '문건 작성 경위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라는 취재진의 말에 "성실하게 진술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임종헌 전 법원 행정처장 지시로 작성했는가'라는 질문에는 "안에 들어가서 말씀드리겠다"며 조사실로 향했다.
 
박 부장판사는 2015년부터 2년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으로 근무하면서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의 자발적 모임에 대한 견제방안 문건을 주로 작성했다. 그는 2016년 3월에는 당시 진보성향 법관들의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영향력이 커질 것을 우려해 중복 가입자를 정리하고, 연구회 소모임인 '인권법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을 자연스럽게 소멸시키는 일종의 '로드맵'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150412)성완종 리스트 영향 분석 및 대응 방향 검토' 문건에서는 '성완종 리스트'가 상고법원 추진사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이 문건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과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 등을 언급하며 "사법부가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는 사안들에 대해 사건 처리 방향과 시기를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검찰은 박 판사 소환에 앞서 '대한변협 압박방안'에 대한 조사를 위해 오전 9시30분에는 대한변협 부회장으로 일했던 정태원 변호사와 대변인을 맡았던 노영희 변호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렀다. 노 변호사는 오전 9시30분쯤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수석대변인으로 있었을 때 대한변협을 어떻게 압박했는지 관련 문건을 보고 진술하기로 돼 있다"며 "양승태 대법원장을 위시해 수많은 당시 수뇌분들이 책임 있는 태도로 이 사건에 임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지난달 하창우 전 변협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에서 2015년 4월 작성된 '대한변협에 대한 대응 방안 검토' 등 문건에 있는 전략들이 실행됐는지 등을 확인했다. 이 문건에는 상고법원에 반대한 대한변협을 압박하기 위해 탈세 정황 파악, 부정적 기사 보도, 산하 재단 예산 지원 중단 등의 방안이 포함돼 있다.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고 있는 창원지법 박모 부장 판사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