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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수익악화에 카드론 늘렸지만 당국 압박에 '전전긍긍'
7개 카드사 상반기 카드론 잔액 9% 증가…당국 상한선 7% 이미 상회
2018-08-16 18:37:13 2018-08-16 18:37:13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카드사들이 최근 잇딴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악화를 보전하기 위해 카드론 영업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카드론 증가액 상한선인 7%를 넘기면서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16일 신한·KB국민·삼성 등 7개 카드사의 공시를 분석한 결과 이들 카드사의 상반기 카드론 잔액은 27조1797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말(24조9562억원)보다 9%(2조2236억원)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이들 카드사의 연간 증가액이 1조2717억원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만에 지난해 증가액의 두 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카드사 별로 보면 우리카드의 지난 상반기 카드론 잔액은 2조354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9.2% 증가했다. 이 기간 신한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6조4632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8.7% 증가했다. 이어 KB국민카드(4조9700억원)는 9.1%, 하나카드(2조1579억원) 7.1% 등도 모두 금융당국의 연평균 증가율 상한선인 7%를 넘어섰다.
 
카드론 잔액이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한 데는 최근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손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카드론 영업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수수료는 최근 10차례가량 인하가 지속됐다. 지난 2007년 8월 4%대이던 중소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3.6%로 낮아졌고, 이후 2013년 1월 2.7%, 2015년 1월 2.0%, 2016년 1월 1.3%로 낮아졌다. 지난해 8월부터는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중소 가맹점과 영세가맹점의 기준을 완화했다.
 
그 결과 카드사들의 수익성은 크게 하락했다. 지난 상반기 8개 전업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9669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9%(4524억원) 줄었다.
 
카드론은 손쉽게 수익을 늘릴 수 있어 카드사들의 주요 수익원이 된다. 전화 한 통이면 대출이 가능해 통상 급전이 필요한 서민과 자영업자들이 이용하기 쉽고 20%대에 달하는 대출 금리로 카드사들에게는 높은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지난 6월말 기준 적용금리대별 회원분포현황을 분석한 결과, 연 18%~24%이하 사이의 고금리를 이용하는 KB국민카드 고객의 비중은 34.94%를 차지했다. 삼성카드는 28.73%를 차지했고, 현대카드는 24.19%, 신한카드는 17.78%로 집계됐다. 이어 롯데카드는 14.67%, 우리카드는 9.82% 순이었다.
 
카드론 잔액이 급증하자 금융당국이 카드사 압박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이달부터 주요 카드사에 대해 '카드 대출금리체계의 합리성 제고를 위한 모법 규준'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점검을 통해 금감원은 카드사들이 규준에 맞춰 적정한 대출 금리를 산정하고 있는지, 적절한 영업 행위를 하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잇딴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카드사들이 고육지책으로 카드론 확대를 추진해오면서 상반기에 이미 금융당국의 카드론 증가액 상한선인 7%를 넘어섰다"며 "하반기에는 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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