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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시스템도 마비됐던 다트…근본 대비책 마련해야
기업 공시담당자 "반기보고서 제출 차질 빚을까 당황"
2018-08-16 16:41:31 2018-08-16 16:46:43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이 지난 14일 접속자 폭주로 인한 접속 장애를 겪은 가운데 반기보고서를 입력하는 접수시스템에서도 먹통 현상이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근본적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이같은 현상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반기보고서 제출 마지막 날인 지난 14일 오후부터 전자공시시스템 접속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투자자들뿐 아니라 상장사 보고서 제출 담당자들도 혼란을 겪었다. 제출인이 마감기한(오후 6시)내에 반기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회사가 관리종목 지정 등의 제재를 받게 된다.
 
사용자 증가로 먹통이 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출처/금융감독원
 
A 상장사에서 공시를 담당하는 B과장은 "14일 오전까지 문제가 없었는데, 오후 들어 전자공시 접수시스템에 접속이 차질을 보이면서 반기보고서 제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미리 제출하면 되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외부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의 피드백이 늦어져 통상 마지막 날에 제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갑작스러운 접속 오류로 마음을 졸였다"고 말했다.
 
어렵사리 반기보고서를 제출해도, 전자공시시스템 먹통으로 최종 확인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시담당자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이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과 연동돼 있다는 점에서, KIND를 통해 제출을 확인한 후에야 일부 안도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전자공시시스템 접속 장애는 14일 오후 6시가 넘어서도 계속됐다.
 
장애는 한꺼번에 많은 사용자가 몰린 탓이었다. 평소 전자공시시스템 동시접속자는 4000여명에 이르지만, 이날은 이보다 5배 많은 2만여명이 몰린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공시를 보기 위해 일반 투자자들이 일시에 몰렸다기보다는 신용평가사 등 정보수집기관에서 반기보고서 제출 시점에 맞춰, 새로운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크롤링(컴퓨터로 긁어오기)을 하면서 서버에 과부하가 걸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감원은 서버에 다량의 트래픽이 몰리자, 크롤링으로 의심되는 IP를 찾아 일일이 차단함으로써 트래픽 과부하를 줄여나갔으나, 일시에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오후 내내 전자공시시스템이 먹통이 된 것이다. 이전에도 시스템 오류는 발생한 적이 몇 차례 있지만, 접속 과다로 인한 장애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접속 장애는 앞으로도 언제든 재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버 증설이나 크롤링 금지 등의 대책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상장회사가 늘면서 공시량과 함께 사용자도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는 점에서도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전자공시시스템에 대한 로그 분석을 진행 중이다. 아직까지는 어느 서버에서 과부하가 발생했는지만 알고 있는 상황이다. 분석이 끝나면 재발방지책을 마련해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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