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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면허취소 한숨 돌렸지만…경영정상화 '가시밭길'
국토부 "신규노선 불허 등 제재 상당기간 지속할 듯"
2018-08-17 12:46:54 2018-08-17 12:46:54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불법 등기이사 재직 문제로 면허 취소 위기에 몰렸던 진에어가 넉 달만에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국토교통부가 17일 면허유지 결정을 내리면서 진에어의 사업, 고용불안 불확실성은 해소됐다는 평가다.
 
다만 국토부가 총수 일가의 '갑질 경영'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으로 일정기간 신규노선 허가 제한, 신규 항공기 등록과 부정기편 운항허가 제한 등의 제재를 결정해 면허를 유지하더라도 사업환경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국토교통부 김정렬 2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진에어에 대한 면허취소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취소 처분을 내리지 않기로 최종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진에어 면허 취소 사태는 넉 달만에 일단락됐다. 진에어 사태는 앞서 지난 3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이 도화선이 됐다. 조 전 전무가 미국 국적자임에도 2010∼2016년 진에어 등기이사를 지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격 논란과 함께 국토부의 부실 관리·감독 논란이 일었다.
 
이에 뒤늦게 국토부는 지난 6월29일 진에어 면허취소 검토하기 위한 법적 절차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7월30일 1차 청문회, 이달 6일 2차 청문회, 지난 16일 처분 검토 자문회의를 잇따라 개최해 면허취소, 유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날 국토부의 결정에 진에어는 즉각 '환영'의 뜻을 냈다가 '존중'으로 수위를 조절하며 표정관리를 했다. 진에어는 입장문을 통해 "국토부의 면허 유지 결정의 취지를 존중한다"며 "앞으로 진에어 임직원은 조속한 경영정상화와 고객 가치와 안전을 최고로 여기는 항공사가 되도록 더욱 더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이 17일 오전 세종시 세종정부청사 국토부 기자실에서 열린 진에어, 에어인천 면허취소 관련 브리핑에서 면허 취소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진에어는 면허취소 위기를 넘겼지만, 경영정상화 과정은 험로가 예상된다. 국토부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에 대해 비정상적인 경영행태가 재발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강도 높은 제재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일정 기간 신규 운수노선 배분과 신규 항공기 등록 등을 해주지 않고 전세기, 부정기 항공기 운항 등도 일체 불허한다는 방침이다. 수평적인 노사관계 정립, 사외이사 역할 강화, 사회공헌 등 진에어가 약속한 사항들을 제대로 이행하도록 하는 압박성 조치다.  
 
진현환 국토부 항공정책관은 "진에어에 세부 이행계획을 제출하게 하고, 어느 정도 성과를 내 노사관계가 좋아지고 경영 투명성이 확보됐다고 판단되면 다시 면허자문회의 등 외부 의견을 수렴해 조치를 해제할 예정"이라며 "이는 상당기간 지속할 수 있는데, 기간은 유동적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토부의 결정이 사실상 총수일가의 경영 퇴진을 요구하는 뜻이 담겼다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는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일가가 진에어의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야 제재가 풀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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