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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삼수 에어부산, 태풍 ‘제비’에 발목잡혀
예비심사청구 전부터 냉기류…LCC·대주주 리스크 이겨낼까
2018-09-10 06:00:00 2018-09-10 06: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부산 기반 저가항공사(LCC) 에어부산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가운데 일본의 태풍과 지진 영향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삼수에 도전하는 만큼 공모를 통해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으나 예상치 못한 난제에 밸류에이션 평가서부터 악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7일 산업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오는 12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고 상장 절차를 밟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에어부산의 기업공개 시도는 이번이 세 번째로 지난 2014년과 2015년에도 두 차례에 걸쳐 기업공개를 추진한 바 있다.
 
에어부산은 이번 기업공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예상치 못한 암초에 걸렸다. 일본을 강타한 강력한 태풍과 지진으로 일본 여행 수요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지난 4일 태풍 ‘제비’ 영향으로 오사카 간사이 공항이 침수됐고 현재 터미널1 및 활주로A 운항이 불가능한 상태다. 터미널2 및 활주로B는 일부 수리가 필요하지만 간사이 공항으로 가는 다리가 유조선 충돌로 인해 파손됐다.
 
6일에는 훗카이도 남부 삿포로 지역에 진도 6.7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면서 주요 공항인 신치토세 공항은 모든 항공편을 전면 결항 조치했다. 공항 설비에 문제가 없더라도 추가 여진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일본 덮친 태풍·지진…여행수요 둔화 장기화
 
 
일본에 발생한 자연재해로 에어부산은 고심하고 있다. 8월 항공포탈 기준으로 국내 항공사별 국제선 내 일본 오사카 및 삿포로 운항 비중은 에어부산이 23.6%로 높다. 이는 다른 LCC 항공사인 이스타항공(18.7%), 제주항공(17.2%), 진에어(15.4%)보다 높은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6.9%를 차지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오사카 태풍과 삿포로 지진으로 일본여행 수요 둔화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천재지변으로 인해 국내 저가항공사 중심으로 항공기 가동률 저하 및 3분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저가항공사 모두 삿포로 행 운항을 중단했다”며 “일본향 매출 의존도가 높은 저비용항공사를 중심으로 3분기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 복구가 되더라도 그 여파가 강할 수밖에 없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의 다른 지역에 임시편을 놓는 등 추가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기업공개와 관련해서는 “자연재해와 같은 문제가 매년 발생하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도 이에 대한 리스크를 감안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앞으로 상장 준비는 계속해서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산업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오는 12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고 상장 절차를 밟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사진/뉴시스
 
저가항공사 부진한데 이익률마저 가장 낮아
 
다만 앞으로 남은 공모일정과 수요예측에서 시장의 반응은 엇갈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상장돼 있는 LCC 기업들의 주가도 부진하다는 점과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리스크 여부다.
 
우선 이미 상장돼 있는 LCC 기업들은 총 3개사로 2015년에 상장한 제주항공, 진에어(2017년), 티웨이항공(2018년) 등이 있다. 제주항공은 에스케이홀딩스, 진에어는 한진칼, 티웨이항공은 티웨이홀딩스가 각각 최대주주로 있다. 작년 기준으로 매출을 보면 제주항공이 9660억원, 진에어 8880억원, 티웨이항공 5840억원을 기록했다. 에어부산 매출액은 5620억원, 영업이익은 345억원으로 집계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8% 하락한 수치다. 영업이익률로 보면 3개 기업과 비교했을 때 에어부산이 6.2%로 가장 낮았다. 제주항공은 10,2%, 진에어는 10.9%, 티웨이항공은 8.1%를 기록했다.
 
이들 기업의 주가를 보면 제주항공은 지난 5월 5만2000원까지 올랐다가 이달 들어 4만원으로 밑으로 내려왔다. 진에어는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장중 7일 장중 신저가 2만250원을 갈아치웠다. 티웨이항공도 이날 신저가 9940원을 기록했다.
 
프리(Pre) IPO 관계자는 “최근 가장 부정적으로 보는 섹터 중 하나가 항공 업종”이라며 “에어부산이 밸류에이션을 어떻게 확정할 진 모르나 공모에 참여할 의사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게다가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을 IPO하려는 이유가 명확하다”며 “결국 투자자들 돈으로 돈을 갚으려는 속내인데 이걸 투자자들이 용인할 지도 의문”이라고 귀띔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사옥과 보유지분 매각 등을 통해 올해 차입금을 8656억원 감축했다. 지난해 말 4조570억원이었던 차입금을 지난달 말 기준 3조1914억원으로 줄였다.
 
한편 에어부산의 기업공개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태풍 등 기타 이슈와 상관없이 차질 없이 상장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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