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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 인슈테크 활용 건강증진형 상품 출시
걸음수 따라 보험료 할인 혜택…의료법 충돌 해소 과제
2018-09-09 12:00:00 2018-09-09 12:15:41
[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최근 보험사들이 인슈테크(기술+보험)를 활용해 걸을수록 할인해주는 건강증진형 보험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당국 독려로 지난 4월 처음 출시된 건강증진형 보험에 대해 분석을 마친 보험사들이 후발주자로 나선 것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걸으면배리굿 변액종신보험), AIA생명(100세시대 걸작건강보험) 등 걸음걸이 수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건강증진형 보험의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3일에는 흥국생명이 걸음 수에 따라 보험료의 최대 10%까지 환급해주는 ‘(무)걸으면베리굿(Vari-Good)변액종신보험(저해지환급형)’을 출시했다.
 
가입 고객의 하루 평균 걸음 수가 7000보 이상일 때 6개월 동안 납입한 주계약 기본보험료의 7%를, 1만보 이상일 때는 10%를 각각 환급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또 AIA생명은 이달 1일 ‘걸작 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앱을 통해 걸음 수 뿐만 아니라 기초건강검진, 금연 선언 등에 따라 포인트를 제공하고 이에 맞춰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상품이다.
 
하루 걸음 수 7500보당 50포인트, 1만2500보당 100포인트를 제공하는 식으로 연간 바이탈리티 등급을 정한 후 이를 반영해 연 단위로 보험료 할인율이 변동된다. 이 상품 또한 최대 보험료 할인율은 10%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올해 3월 4차 산업혁명에 맞춘 ‘핀테크 혁신 발전전략’을 발표하며 건강증진형 혁신보험상품의 출시를 독려했다.
 
이에 맞춰 ING생명보험(라이프케어CI종신보험 등), 삼성화재(애니핏), KB손해보험(KB당뇨케어전문보험) 등이 지난 4월부터 잇따라 시장에 상품을 내놓으며 보험업계에 헬스케어 붐을 조성했다.
 
여기에 약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흥국생명과 AIA 생명이 건강증진형 보험을 내놓은 것은 시장 분석 및 상품을 운용하기 위한 기술적 보완이 끝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AIA생명의 경우 4월 건강증진형 상품 ‘바이탈리티 걸작 암보험’을 출시하고 4월 업계 최초로 바이탈리티 시범 서비스를 통해 걸음 수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초 새로운 건강증진형 상품 출시는 시장의 가능성을 확신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건강증진형 상품이 여전히 ‘걸음 수’에 국한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혈당 측정부터 복합 건강관리, 의사와의 상담 등을 보험상품에 담으려 해도 의료법에 가로막혀 ‘걷기’ 같은 자가관리에만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유권해석 TF를 가동했지만 사실상 기능을 잃은 상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건강증진형 상품을 판매하는 곳들이 많아지는 건 보험 가입시 보험사의 이미지를 함께 따지는 소비자의 특성상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일"이라며 "그러나 정말 획기적이고 다양한 건강증진형 상품은 의료행위 범위를 정하고 있는 의료법과의 충돌로 여러 보험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 '걸으면배리굿 변액종신보험', AIA생명 '100세시대 걸작건강보험' 등 걸음걸이 수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건강증진형 보험의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AIA생명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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