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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물량 쓰나미에 건설업계 긴장
미분양 공포 엄습…건설업계 침체 우려
2018-09-11 15:55:40 2018-09-11 16:58:13
[뉴스토마토 손희연 기자] 하반기 분양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방은 이미 미분양이 속출해 건설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11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만 32만3081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분양지를 비롯해 수도권, 지방에도 분양 물량이 쏟아질 전망이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이달에는 전국 21곳의 사업지에서 총 1만4091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 중 일반분양분은 9402가구다.
 
수도권과 지방 모두 지난달보다 분양물량이 늘면서 가을 분양이 본격 시작되는 것. 서울과 수도권의 예정물량은 1810가구로 지난달 525가구보다 244.8% 증가했다. 지방도 7592가구가 예정돼 지난달 4763가구보다 59.4% 늘었다. 지방 청약경쟁률이 급감하고 있지만 밀어내기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는 이달 전국 분양 물량의 18%가량이 시장에 풀린다. 부산이 1만9828가구로 가장 많고 경남 3556가구, 울산 2591가구 순이다.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도 건설사들이 분양을 내놓은 이유는 상반기  추석 전·후로 가을성수기 때 분양을 마무리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반기 예정했던 분양 사업지를 미뤘는데, 하반기 성수기 때 분양을 해서 조금이나마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심리가 작용했다"고 전했다. 
 
하반기 서울 청약시장이 뜨거울 전망인 가운데 지방은 주택시장 침체기를 맞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9월 전국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는 82.4로 전월보다 13.6포인트 상승하며 8개월 만에 80선을 회복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119.6)과 세종(104.0)은 기준치를 넘었다. 반면, 강원(57.1), 경북(69.5) 등은 기준치를 크게 밑돌아 지역별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 8월 수도권 실적치는 104.7로 조사 이래 첫 100선을 기록했다. 서울(129.0), 경기(101.7), 세종(92.0) 등이 8월 분양시장을 견인했다. 충남(48.0), 울산(42.1), 부산(58.8), 충북(54.1) 등의 실적치는 전월보다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미분양은 9월 전망치 94.8, 8월 실적치 92.8을 기록했으나, 일반 분양분의 준공 후 미분양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당분간은 미분양 증가위험이 상존할 것으로 주택산업연구원은 분석했다. 특히 수도권 미분양은 전월보다 감소했지만 지방 미분양은 여전히 증가세를 보여 지방의 주택 사업자는 미분양 위험 확대에 대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분양 공포가 엄습하는 분위기 속에서 건설업계에서는 분양 일정과 더불어 미분양 관리에 고심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지방의 경우 경기 침체가 심화되고 있는 분양 사업지는 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분양일정을 하반기로 준비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힘들면 내년까지 연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시장 침체는 주택 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 같은 경우 가장 큰 리스크로 지목되던 부분”이라며 “지속적으로 미분양 물량을 관리하는 중이며 공사비를 빨리 회수하는 방향으로 내부적으로 계속 검토하는 등 재정적 리스크를 줄이는데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미분양 물량이 추후 계속 누적되면 건설업계 전반의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역에 따라서 분양 양극화 현상이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분양은 매출로 인식돼 당장 실적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지만, 착공 후인 내년부터 미분양으로 인한 수익성 지표가 하향될 수 있어 건설업계의 우려가 큰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의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손희연 기자 gh704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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