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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민원창구 불났다…부동산, 강력 규제 앞두고 막차 ‘러시’
임대사업자 등록 줄서기…비조정대상지역 거래 폭증
2018-09-12 16:21:48 2018-09-12 16:50:18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김응태 기자] “최근에 집을 사서 세입자와 임대 계약하고 혜택 줄어들기 전에 사업자 등록하려고 왔다. 11시 55분에 왔는데 30분 정도 기다렸고 앞에 네 명 정도 기다리고 있다. 정부 정책이 너무 자주 바뀌어서 신뢰감이 안 간다. 초반에 임대등록 유도하더니 갑자기 혜택을 축소하는데 이러면 안 된다.”(강남구 대치동 거주 45세 최모씨)
 
“한 달 사이에 가격이 8000만원이 오른 곳도 있다. 정부 대책 발표 앞두고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 거래 등록 기간이 60일이라 아직 국토부에 등록을 안 해 실거래 가격 파악이 힘들지만, 10월 넘어 실거래 가격이 폭등한 수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용인시 수지구 B부동산 관계자)
 
정부의 부동산 추가 대책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추가 대책으로 상황이 변하기 전 마지막 혜택을 보려는 사람들로 부동산 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졌다. 특히 정부가 추후 신규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축소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각 구청에는 정책 발표 전에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강남구청에 들어오던 한 중년 남성은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난리다. 난리가 났어. 형! 내 앞에 20명 기다리고 있어”라며 얼굴을 찡그렸다.
 
또 다른 중년 남성은 강남에 살고 있고, 은평구에 집이 있는데 그곳에 부모님이 살고 계신다며 “투기도 아니고 실거주인데 나중에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그 집을 팔 때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 등을 받으려고 임대등록하러 왔다. (다주택자 규제 때문에)집을 부모님에게 팔았다가 다시 상속받으면 상속세가 더 많이 나와서 이번에 임대사업자 등록하는 게 낫다고 와이프가 시켜서 하러 왔다”고 말했다. 특히 한 여성분은 다주택자가 아닌데도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재산세와 취득세 등 감면 혜택이 있다며 임대사업자 등록 창구에 줄을 섰다. 이 여성분은 현재 전세를 살고 있고 새로 아파트를 분양받을 예정이라며 이 아파트를 임대주택으로 등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대사업자 등록이 급증하는 것을 증명하듯 이날 오전 9시부터 각 구청 임대사업자 등록 담당자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한 번에 전화가 연결된 곳이 없었다. 대부분 12시 점심시간이 돼서야 통화가 이뤄졌다. 한 구청 관계자는 “점심시간이 돼서야 한숨 돌릴 수 있어 이렇게 전화 응대를 하고 있다”며 “며칠 동안 정신없이 등록처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구청 관계자는 “지금 담당자들이 임대사업자 등록 민원 처리하느라 전화받는 것이 힘들다. 나는 옆 부서 사람”이라며 “점심시간에도 식사하지 않고, 등록처리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인터넷 등록도 가능하지만,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려면 시·군·구청에서 임대사업자 등록증을 발급받은 뒤 관할 세무서에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한다. 
 
최근 경기도 비조정대상지역은 분양권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정부의 추가 대책이 나오기 전에 규제가 덜한 지역의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자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비조정대상지역은 대출 규제가 적고, 계약 후 6개월부터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거래가 활발하다. 경기도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용인시 수지구 ‘용인 상현 더샵 파크사이드’ 전용면적 75.1㎡ 분양권이 지난 7월7일에는 4억8980만원에 팔렸지만 9월3일 5억4680만원에 거래됐다.
 
아울러 기존 아파트 거래량도 크게 증가하면서 비조정대상지역이 전체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부동산포털 통계에 따르면 주요 비조정대상지역의 9월 첫째주 아파트 거래량이 전주(8월 넷째주) 대비 크게 상승했다. 용인시는 모든 구에서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올라 총 676건을 기록했다. 8월 넷째주 379건보다 2배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부천시도 180건에서 270건으로 거래량이 큰 폭으로 올랐고, 시흥시도 79건에서 169건으로 크게 상승했다. 이어 의왕시(57건->65건), 김포시(102건->132건) 안산시(47건->83건) 등도 8.2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아파트 매매량이 큰 폭 올랐다.
 
용인시 수지구 한 부동산 관계자는 “신규 단지 등은 하루에 5건 이내로 매매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용인이 비조정대상지역이라 마지막으로 막차를 타려는 사람들로 인해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올해 1월 대비 1억3000만원 정도가 오른 상황”이라며 “물건을 내놓고 사겠다는 사람이 생기면 호가를 올리기 위해 안 팔겠다고 매물을 거둬가는 현상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김응태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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