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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당일도 농성장에서 차례 지내는 노동자들
현대·기아차, 현대제철, CJ대한통운, 파인텍 노동자들 차례 지내
2018-09-24 17:50:42 2018-09-24 17:50:42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 당일에도 노동자들은 직접고용과 임단협 타결을 요구하며 농성장을 지켰다. 노동자들은 농성장에서 함께 차례를 지내면서 명절 연휴를 보냈다. 
 
24일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현대제철의 사내하청 노조는 추석 당일에도 노숙농성을 이어갔다. 현대·기아차 사내하청노조는 이날 오후 농성장이 차려진 서울고용노동청에서 합동 차례를 지냈다. 이들 노조는 원청의 불법파견 해결을 요구하며 농성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내하청 노동자 류기혁(현대 울산공장·2005년 사망), 박정식(현대 아산공장·2013년), 윤주형(기아 화성공장·2013년)씨를 추모했다. 희생자들은 사내하청 노조의 노조 간부로 활동하다 숨졌다. 
 
금속노조가 현대차 등 불법파견 해결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사진/금속노조
 
현대·기아차의 하청노조는 지난 22일부터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하청노조는 지난 20일 서울고용노동청을 점거해 농성 중이다. 하청노조가 농성에 나선 건 고용노동부를 압박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이하 개혁위)가 현대·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를 직접고용하라고 고용부에 권고했다. 고용부가 2004년 현대차에 불법파견 판정을 내렸는데, 현재까지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개혁위는 현대·기아차의 불법파견 논란이 장기화된 데는 고용부의 책임이 크다고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이 2012년 불법파견 판결을 내렸고, 고용부가 직권조사를 통해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내리지 않았다는 게 개혁위의 판단이다. 
 
하청노조는 "14년 동안 현대차그룹을 상대로 농성했던 사내하청노동자 196명이 해고됐고 35명은 감옥에 갔다"며 "현대차그룹의 불법행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제철 사내하청노조도 지난 20일 청와대 인근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최근 현대제철은 하청노조의 활동에 개입하고, 하청업체 취업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하청노조는 2016년 법원에서 순천공장에서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뒤, 당진공장의 1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현대·기아차와 달리 법원의 판결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하청노조는 현대제철에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하청노조는 지난 13일 현대제철의 부당노동행위를 조사해달라고 고용부에 청원서를 냈다. 
 
CJ대한통운의 택배기사들도 이날 서울 본사 앞에서 농성했다.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이 가입한 택배연대노조는 임단협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고용부에서 설립신고증을 받은 이후 CJ대한통운에 임단협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법의 적용을 받고 있어, 임단협 교섭을 할 수 있다는게 노조의 설명이다. 반면 CJ대한통운은 대리점주가 교섭 대상이라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과 노조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노조는 지난 7월 영남권을 중심으로 배송을 거부하는 집단행동에 나섰다. 최근은 택배기사의 장시간 노동을 조사해달라며 고용부에 근로감독을 요구했다. 
 
천막 제조업체인 파인텍(옛 스타케미칼) 노조도 지상 75미터 높이의 굴뚝에서 차례를 지냈다. 홍기탁 파인텍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은 이날로 317일째 서울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에서 고공농성 중이다. 파인텍의 노사갈등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모기업인 스타플렉스는 한국합섬 2공장을 인수한 뒤 스타케미칼 공장 문을 닫았다. 스타플렉스는 노조가 408일 동안 고공농성을 벌이자 해고자 11명을 고용하기로 합의했다. 해고자들은 2016년 새 공장인 파인텍으로 출근했지만, 이듬해 다시 공장은 폐쇄됐다. 
 
박 사무장은 "명절에도 쉬지 못하고 약속을 저버린 회사와 싸우고 있다"며 "스타플렉스가 노조와의 약속을 지킬 때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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