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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도' 1위에 LG·구광모…삼성·이재용 위협적 2위
10월 행태부문 재벌·총수 결과 발표…날개 꺾인 조양호·박삼구, 반등 요원
2018-10-01 07:00:00 2018-10-01 07:00:0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LG가 6개월째 ‘가장 신뢰하는 재벌’ 1위를 지켰다. 다만 전체점수는 또 다시 하락하며 2위 삼성의 추격권에 놓이게 됐다. 구광모 LG 회장도 조사대상에 포함된 6월부터 이달까지 5개월 연속 '가장 신뢰하는 총수' 정상을 지켰지만 전체점수는 줄곧 내리막길이다. 지난달 2위에 처음으로 안착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달에도 순위를 유지했다.
 
한진은 불명예의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한진과 조양호 회장 모두 6개월 연속 재벌 및 총수 부문 꼴찌에서 탈피하지 못했다. ‘물벼락 갑질’로 시작된 총수일가의 일탈과 비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 모습이다. 이밖에 부영, 롯데, 한화와 해당 그룹 총수들은 순위만 조금씩 바뀌었을 뿐, 지난 6개월 동안 계속해서 하위 5위권을 형성하며 고착화된 모습을 보였다.
 
LG는 1일 발표된 ‘10월 대한민국 재벌 신뢰지수’ 행태부문 재벌그룹 항목에서 정상에 올랐다. 재벌그룹 전체점수는 ▲한국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재벌 ▲한국 사회의 통합과 발전에 기여하는 재벌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재벌 등 3개 항목으로 구성된 긍정점수와 ▲국가 및 사회 발전에 악영향을 주는 재벌로 구성된 부정점수를 합산해 도출했다. ▲사회에 영향력이 큰 재벌 항목은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점수 합산에서 제외했다. 총수 역시 같은 항목으로 결과 값을 구했다.
 
 
 
LG는 이 가운데 사회적 책임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조사를 수행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는 “LG에 대한 사회적 신뢰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만 흐름은 좋지 않다. 이달 전체점수는 35.5를 기록, 5달 연속 하락했다. 2위 삼성과의 격차도 1 이내로 줄어들었다. 구광모 회장 역시 5달 연속 1위(32.0)를 유지했지만, 점수가 계속해서 하락하기는 마찬가지다. 그간 인화와 정도경영의 고 구본무 회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후광효과가 희석되는 모습이다. 구광모 회장은 9월 LG사이언스파크 방문을 시작으로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하는 등 그룹 총수로서의 대외활동을 시작했다. 연말로 예정된 그룹 인사는 구광모호의 색깔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전망으로, 베일에 가렸던 경영능력을 대내외에 입증하고 선대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긍정적 이미지 등 여러 자산을 무난하게 승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삼성은 이달 34.6을 기록하며 1위 LG를 바짝 쫓았다. 사회적 영향과 경제성장 기여, 두 항목에서는 여전히 다른 기업들과 눈에 띄는 큰 격차를 유지했다. 악영향 점수도 2달 연속 줄어들며 부정순위가 1위에서 2위로 개선됐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이달 25.3으로 2위를 지켰으나 지난 5개월 동안의 상승 행진은 멈췄다. 1위 구광모 회장과의 전체점수 격차는 지난 6월 18.8에서 이달 6.7까지 좁혀졌다. 삼성전자가 8월 180조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안을 발표한 점, 이 부회장이 방북단에 함께 하며 정부와의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높인 점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이 부회장이 대법원 판결을 남기고 있는 점은 불안 요인이다. 
 
이밖에 현대차(16.8), SK(14.7), GS(8.1)와 해당 그룹의 정몽구(18.1), 최태원(11.3), 허창수(9.3) 회장도 상위 5위권을 굳건하게 지켰다. SK와 최 회장은 지난 6월 순위가 크게 뛰어오른 이후로 상위권을 계속해서 유지 중이다. 최 회장은 혼외자 논란과 이혼소송 등으로 사생활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지만, SK가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며 기업의 정의를 다시금 정립하고 있는 점이 논란을 일정 부분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
 
 
 
하위 5위권도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한진(-14.2), 부영(-6.0), 롯데(-6.0), 한화(-2.1)와 해당 그룹의 조양호(-17.8), 이중근(-3.5), 신동빈(-7.4), 김승연 회장(-5.6)은 지난 6개월간 최하위권에 빠짐없이 이름을 올렸다. 금호아시아나(-7.7)와 박삼구 회장(-6.9)은 지난 6월 추락 이후 재도약이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박 회장의 경영 실패와 갑질 등을 문제 삼으며 퇴진을 요구하는 내부 목소리는 줄어들었지만 그를 옥죄던 자금난은 여전하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총수는 자신이 속한 기업의 성장도 가로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태부문 총수 결과를 토대로, 해당 그룹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되는 총수 항목 점수에서 해당 그룹의 성장과 발전에 짐이 되는 총수 항목 점수를 뺀 결과 조양호(-16.8), 박삼구(-8.2), 신동빈(-6.6), 김승연(-5.5), 이중근(-3.9) 회장은 기업에 짐이 되는 총수로 나타났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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