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반등이 절실한 주류업계가 여성 애주가를 사로잡기 위한 마케팅에 힘을 쏟는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17년 주류소비 트렌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남성의 월간 음주율은 2005년 대비 2.7%포인트, 여성은 11.9%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 음주율은 한 달에 1회 이상 술을 마신 비율로, 남성보다 여성 음주율이 1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저성장과 불확실성이 커지고 1인 가구 증대에 따라 자기만의 만족을 추구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여성들이 '혼술', '홈술' 트렌드를 이끌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 폭음 문화 대신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음주 트렌드가 확산된 것도 여성 주류 소비자 증가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주류업계도 여심을 공략하기 위해 저도주, 저용량, 과일향 주류 등 다양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맥켈란이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컬쳐클럽'의 행사 모습. 사진/에드링턴코리아
페르노리카 코리아의 위스키 발렌타인은 최근 여성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하이볼을 직접 만들어 마실 수 있도록 '발렌타인 파이니스트 하이볼 패키지'를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이 제품은 발렌타인 '파이니스트'와 애플소다 4캔, 칵테일 컵으로 구성해 가정이나 야외 어디서든 간편하게 하이볼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오비맥주는 한 입에 즐길 수 있는 카스 250㎖ 미니캔 '한입캔'을 출시했다. 양이 많고 칼로리도 높은 355㎖ 또는 500㎖ 제품에 비해 가볍게 마실 수 있는 게 한입캔의 여심공략 포인트다. 오비맥주는 벨기에 밀맥주 '호가든 로제'도 250㎖ 미니 사이즈병으로 출시하는 등 소용량 맥주 라인업을 확대 중이다.
장수막걸리로 잘 알려진 서울장수주식회사는 최근 국내산 쌀 100%로 만든 발효주 신제품 '막카오'와 '드슈'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파인애플과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 카카오닙스를 활용해 맛과 기능을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20~30대 젊은 여성층에게 인지도가 높은 하이트진로의 '이슬톡톡'은 여심 공략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지난 여름 성수기엔 국내 래시가드 1위 업체인 '배럴'과 협업해 한정판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슬톡톡 복숭아 병과 캔, 파인애플 캔 제품에 캐릭터 복순이가 배럴의 대표 래시가드를 입고 서핑을 즐기는 모습을 담았다.
에드링턴코리아의 싱글 몰트 위스키 맥캘란은 가볍고 달콤한 맛으로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제품 '트리플캐스크 머추어드'의 다양한 칵테일 제조법을 홍보하고 있다. 맥캘란은 또 여성들이 선호하는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싱글 몰트 시음행사 '컬처클럽'을 꾸준히 열고 있다. 이 행사에서는 음악과 영화, 사진, 향수 등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하며 싱글 몰트를 알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남성 위주의 획일화된 음주 문화 대신 여성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음주 문화의 저변이 넓어지는 추세"라며 "업계도 이같은 시장의 변화에 따라 가벼우면서도 다양한 맛을 내는 신제품과 마케팅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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