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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서울 분양 미루며 '눈치싸움'
"규제지역 첫 단지 피하려", 분양가 협의도 난항
2018-10-01 16:20:33 2018-10-01 16:20:33
[뉴스토마토 손희연 기자] 가을 분양 성수기를 맞아 서울 분양 예정 단지들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해당 단지의 분양시기를 잇따라 미루면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정부의 고분양가 억제로 인한 HUG(주택도시보증공사)와의 분양가 협의가 진행되면서 분양 일정이 미뤄지는 등 분양 시기를 고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8·27대책에서 투기지역에 추가됐던 동대문구 지역의 분양 예정 단지들은 올해 내 분양도 불투명해졌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찾은 내방객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0~12월 서울 지역에는 2만268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지난해 4분기 1만6143가구보다 더 늘었다. 대부분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물량이다. 강남구(4206가구)와 서초구(4484가구), 송파구(1945가구) 등 강남 3구가 총 1만635가구를, 은평구와 동대문구, 성북구가 각각 3018가구, 2248가구, 2029가구를 공급한다.
 
이 가운데 애초 이달 분양을 앞두고 있던 서울 아파트 분양 예정 단지들이 줄줄이 분양 시기를 미루고 있다. 특히 정부가 최근 급등하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동작구와 종로구, 동대문구, 중구 등 4곳을 새로 투기지역으로 지정, 이 지역서 첫 분양에 나서는 단지들의 일정이 불투명하다. 
 
동대문구 지역에 분양을 예고했던 대림산업의 동대문구 'e편한세상 청계센트럴포레'는 이달 분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지만 일정을 미뤘다. 조합, HUG와의 분양가 협의와 더불어 조합과 분양 시기 결정이 미뤄지고 있다. 롯데건설의 동대문구 청량리4구역 재개발 단지 '롯데캐슬 SKY-L65'도 올 상반기 때부터 분양을 미뤄왔다. 이달 분양에 나설 것으로 점쳐졌지만 역시 HUG와 조합간의 분양가 산정 문제로 분양 일정이 늦춰지고 있다. 
 
특히 건설사들은 새로 지정된 규제 지역에 분양하는 첫 단지가 되는 데 부담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추가 투기지역에 지정된 이후의 첫 분양단지가 될 수 있어, 분양가 부분에서도 적잖은 부담감이 작용돼 눈치싸움이 펼쳐지고 있다"며 "규제지역에서 분양하는 첫 단지가 추후 인근에 분양되는 단지들의 분양가 산정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동부청과시장을 재개발하는 한양도 이달 분양을 목표로 했지만 사실상 인허가 과정도 마무리가 되지 않은 상태다. 내년으로 분양을 미룰 가능성이 보인다. 
 
이밖에 삼성물산의 서초구 우성1차 재건축 아파트, ‘래미안 리더스원’도 애초 올 3월 분양 일정을 잡았다가 계속해서 일정을 미뤘다. 9월 말 다시 분양일정을 잡았다가, HUG의 분양가 산정 때문에 또다시 지연됐다. 지난 9월 분양이 예상됐던 SK건설의 수색9구역‘DMC SK뷰’도 미뤄졌다.
 
건설사들은 분양 시기를 확정짓는 게 힘들다며 눈치싸움이 길어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정부 규제가 잇따라 쏟아지면서 추후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 분양가 책정이 힘들어졌다"면서 "정확히 언제 분양할 수 있는지 시기를 밝히기가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분양가를 올리려는 조합과 치솟는 분양가를 차단하려는 정부 사이에서 양쪽 눈치를 동시에 보며 분양가를 산정해야 하므로 분양일정을 미루면서 시기를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희연 기자 gh704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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