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4일 “놀이중심에 한해 유치원 방과 후 영어교육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이날 장관 취임식 이후 첫 공식 일정인 국회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유치원들이 내년도 원생모집과 관련한 계획을 10월 중 완료한다. 장관에 취임한 만큼 시기도 늦출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다”며 “교육청과 각 유치원 자율 판단에 따라 학부모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학부모들이 유치원 방과 후 영어교육이 금지되면 사교육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며 “지금도 유치원에서 방과 후 영어 교육을 하고 있고 학부모 요구가 높은 정책을 국가가 금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교육부가 지난해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한 방과 후 영어 특별활동을 금지하겠다는 발표한 이후 철회 입장을 밝힌 건 처음이다. 그동안 학부모들은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영어학원이 성행하는 상황에서 방과 후 영어교육을 막는 것은 오히려 교육격차를 심화시킨다며 반발해왔다
유 부총리는 이날 고교 무상교육을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유 부총리는 “여야 간 이견은 없을 걸로 믿고 있다. 재정당국의 논의는 시작했으니 국회에서 법적 논의를 신속하게 처리해준다면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고교무상교육을 신속하게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일 취임사에서도 고교 무상교육 내년 시행 발언을 한 바 있다.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담긴 고교 무상교육은 2020년부터 고등학생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비 등을 단계적으로 지원해 2022년 완성하겠다는 내용이다.
한편 이날 국회 본회의장은 유 부총리의 등장과 함께 ‘난장판’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유 부총리의 도덕성을 문제 삼는 야당 의원들의 집중공세가 이어지면서다. 유 부총리의 인사말이 끝나기도 전에 야당 의원들은 “사퇴하라”며 고성을 질렀다. 야당 의원들과 유 부총리의 대치가 이어지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들은 대정부질문 사회를 보던 이주영 국회부의장에게 항의차 연단으로 나아갔고, 이를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막으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오전 대정부질문을 마치고 심각한 표정으로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