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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장기화 예고에 출렁이는 중국증시
지준율 인하는 정면돌파 시사…글로벌시장 변동성 확대될 수 있어
2018-10-10 06:00:00 2018-10-10 06: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국경절 연휴로 지난주 휴장이었던 중국증시가 이번주 대내외적 요인들로 개장 이후 출렁이고 있다. 특히 지준율 인하가 예정돼 있어 무역전쟁의 장기화 조짐이 시장 전반에 흐르고 있다.
 
9일 오전 상하이증권거래소(Shanghai Stock Exchange)에 따르면 중국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29포인트(0.49%) 오른 2729.81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전날에는 104.84포인트(3.72%) 급락세가 시현됐다. 이는 연휴로 적용되지 않았던 악재가 휴장 이후 바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상하이증권거래소는 국경절 연휴를 맞아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휴장했다. 하지만 이 기간 같은 중국시장으로 분류되는 홍콩증권거래소(Hongkong Stock Exchange)의 홍콩H지수는 4.42% 하락했다.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은 트럼프의 미중 무역갈등 관련 부정적 발언과 남중국해의 군사갈등,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세계 경제전망률 전망치 하향 조정 시사 등이다.
 
중국상하이지수가 국경절 연휴를 맞치고 첫 개장일에 급락세를 시현했다. 사진/AP·뉴시스
 
 
앞서 중국정부는 지난 7일 홍콩증시가 급락하자 주가 방어를 위해 지준율 인하에 나섰다. 중국 인민은행은 오는 15일부터 지급준비율을 기존 15.5%에서 14.5%로 1%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번 지준율 인하로 1조2000억위안에 달하는 자금이 시중에 풀리게 된다. 지급준비율을 낮추면 금융기관들은 더 많은 규모의 대출을 지원하거나 금리를 낮출 수 있는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은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만기 상환에 4500억위안이 사용하고, 나머지 7500억위안은 소형기업·민간기업·혁신형 기업에 대한 자금조달 지원에 사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주가 방어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찐링(Jin Ling)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네 번째 지준율 인하지만 인민은행의 입장은 여전히 온건·중립의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과거 지준율 인하 시에도 증시 진작효과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이번 지준율 인하가 무역전쟁을 위한 준비라는 점에서 장기화 가능성도 예고되고 있다. 지준율 인하는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를 갖고 있다. 위안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수출기업들에게 나쁘지 않은 환경이 조성된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과 끝까지 가겠다는 중국의 의지라고 해석했다.
 
오건영 신한은행 수석연구원은 “위안화 공급을 통해 무역전쟁에 피해를 입은 기업을 지원하는데 중국이 (무역전쟁)정면 돌파를 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가설이 맞다면 이번주 금융시장 변동성이 상당히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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