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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째 LCC 등장?…기대와 우려 교차
"드디어 문 열렸다"…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경쟁
조종·승무·정비인력 수급 해결, 지역경제 활성화…"희망고문 우려도"
2018-10-09 15:55:23 2018-10-09 22:20:38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국토교통부가 3년 만에 신규 항공운송사업 면허심사를 재개하기로 하면서 7번째 저비용항공사(LCC)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플라이강원과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 최소 3곳이 신규 LCC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는 지난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항공운송사업 신규면허 심사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11월부터 면허심사에 돌입, 내년 3월까지 신규면허 발급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정부가 항공사업자 면허심사를 재개하는 것은 2015년 12월 에어서울 허가 후 3년 만이다. 이후 플라이강원과 에어로케이 등이 면허를 신청했지만 당국은 '과당경쟁 우려'를 이유로 줄곧 반려, 시장 진입을 봉쇄했다. 신규 LCC 관계자는 9일 "드디어 문이 열렸다"며 "급증한 항공 수요와 시장 개방에 대한 여론 등을 고려하면 신규면허 발급 명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신규 LCC 중에는 플라이강원과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 최소 3곳이 면허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양양공항을 기반으로 한 플라이강원은 올해 5월에 가장 먼저 면허신청서를 제출했다. 2016년 4월 설립된 플라이강원은 앞서 2016년 12월과 2017년 6월에도 면허를 신청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플라이강원은 여행사를 통해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수요를 창출하는 TCC(Tourism Convergence Carrier)를 추구한다. 회사 관계자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강원도 관광을 위주로 하되 고속도로·철도 등 주요 교통수단을 활용해 수도권 관광코스를 추가하겠다"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청주공항을 모기지로 한 에어로케이는 지난해 6월 면허심사에서 탈락한 뒤 올해 9월 다시 도전장을 냈다. 마케팅 포인트는 '가격'이다. 현재 국내에 6곳의 LCC가 있지만 항공권 가격이 들쑥날쑥하고 일부 노선과 서비스는 오히려 LCC가 대형항공사보다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고려했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1년 내내 일정한 항공권 가격을 제공하는 진정한 '로우 코스트(Low Cost)'를 추구, 소비자들에게 비용적으로 최상의 만족도를 주는 'U-LCC(Ultra-LCC)'에 방점을 찍었다"고 말했다. 에어로케이의 모기지인 청주공항이 서울에서 1시간30여분 밖에 걸리지 않는 점도 장점이다. 
 
인천공항을 허브공항으로 삼은 에어프레미아도 이달 중 면허를 신청한다. 이 회사는 미국과 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에 특화하되 가격을 낮춰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화물항공사 가디언즈와 소형항공사 에어필립도 면허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대구와 호남에어 등 잠재적 항공사업자들 역시 도전할 기회가 생겼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6개월 동안은 국토부에 대한 동향 파악이 중요해졌다"며 "사업계획과 안전확보 방안, 소비자 편익 등에서 결격사항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신규 LCC 취항의 필요성과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종·승무·정비 등 항공 관련산업과 지역공항이 소재한 지역경제에도 간접효과가 기대된다. 최준석 강원도청 항공해운과장은 "양양공항 활성화는 호텔과 쇼핑점 등 강원도에서 관광 인프라가 확충돼 일자리가 창출되고 인구가 증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플라이강원이 면허를 받을 경우 2021년까지 4만여명의 직간접·파생고용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존 항공사 관계자도 "거시적으로 보면 신규 항공사 출범으로 항공사 간 경쟁과 벤치마킹이 더 늘고 시장 수요를 흡수하려는 프로모션도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지금껏 국토부의 행보를 봤을 때 우려도 여전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발표는 기존 방침과 크게 다른 게 없는데 심사 일정만 연장하면서 올해를 넘기게 됐다"며 "공정위와 여론 등의 눈치를 봐서 심사를 재개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토부가 내년 3월에도 면허를 반려한다면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며 "신규 사업자에게는 사형선고와 같다"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신규 LCC들이 면허를 기다리는 동안 지출하는 비용은 직원 급여와 건물 임대료, 기타 비용을 포함해 월평균 수억원에 달한다. 비행기 도입 일정 차질에 따른 페널티까지 고려하면 손실은 더 커진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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