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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것)소나기는 피하고 볼 일…중국과 엮인 것은 피하라
장기채보다 단기채 단기채보다 CMA
2018-10-10 06:00:00 2018-10-10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중국이 지준율 인하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단기 약 처방은 거꾸로 그만큼 사태가 심각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소나기는 피하라고 했다. 6개월, 1년 앞이 아닌 10년을 내다보는 장기투자자 또는 시장보다 기업에만 집중하는 가치투자자가 아닌 이상 최소한 연말까지는 조심하면서 사태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금리가 오르면 손실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자산이 채권이다. 낮은 이율을 감수하고 만기 때까지 들고 있으면 처음 약속한 이자는 받을 수 있겠지만 보유기간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손실이다. 그래서 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 매매가격이 하락해 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평가손실도 매도하는 순간 확정손실로 변한다. 
 
미국 주요 당국자들이 내년에도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이상 무리하게 채권을 들고 버틸 이유가 없다. 매도하는 것이 현명한 대응이다. 안전자산으로 채권비중을 유지하고 싶다면 장기채나 중기채를 단기채로 바꾸는 방법이 있다.
 
다만 채권을 어느 정도 꼭 가져가야 하는 경우라거나 연금펀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처럼 세제혜택으로 묶여있어 환매·인출할 수 없는 경우라면 모를까, 환매해도 괜찮다면 차라리 CMA에 옮겨놓는 편이 낫다. 이자 차이도 크지 않고 혹시라도 투자기회가 생겼을 때 바로 대응할 수 있어 단기채펀드보다 CMA가 유리해 보인다. 
 
채권가격에 연동된 상장지수펀드(ETF)도 펀드이므로 원칙은 같다. 다만 자산배분용으로 미국 채권 ETF를 갖고 있는 경우라면 대응이 조금 달라질 수 있다. 미국 달러로 매수한 상품이기 때문에 채권에서는 평가손실이 발생해도 달러에서 환차익이 발생해 자체적으로 헤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럴 목적으로 편입한 경우도 많다. 따라서 자산배분 목적으로 미국 채권 ETF를 장기 투자 중이라면 그대로 유지하거나 ‘TLT’ 같은 장기채 ETF를 그보다 만기가 짧은 ‘IEF’ 또는 ‘SHY’ 등으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금리가 오를 때 수익이 발생하는 인버스 ETF 상품 ‘TBX’, ‘TBF’ 등을 매수해 적극적으로 차익을 노릴 수도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미치는 여파는 국내에도 강하게 밀어닥치고 있다. 사진은 중국 상하이항구에 정박해 있는 컨테이너 선박. 사진/뉴시스
이번 상황을 불러온 미중 무역분쟁의 피해를 입고 있는 중국 증시도 피하고 볼 일이다. 저가 매수도 좋지만 어디가 저가인지를 알 수 없는 상황. 그것이 확인될 때까지는, 적어도 양국의 분쟁이 화해국면으로 접어들기 전까지는 피해있는 것이 좋겠다. 
 
중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인구가 크게 증가한 상태이므로 많은 업종, 다양한 종목을 보유 중일 것이다. 오직 기업에만 집중해 종목을 선별했다면 시장의 변동성에도 흔들리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가졌을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예외로 하고, 업종 구분 없이 일단 매도를 권한다. 
 
‘중국향’이라 불리는 국내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화장품과 여행업종이 대표적이다. 물론 중국이 아니라도 충분히 버틸 수 있는 기업은 괜찮다. 그런데 중국향 기업 중 상당수는 이미 중국 의존도가 높아진 상태라 중국 소비가 감소할 경우 타격이 클 것이다. 
 
중국과 직접 관련되지 않았어도 조심할 업종이 있다. 미중 분쟁으로 중국은 경제성장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중국정부는 이를 타개하기 위한 조치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대기오염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환경규제다. 
 
중국은 가이드라인을 정해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초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정책을 시행해 철강, 전기, 시멘트 공장 가동을 줄였다. 전기의 경우 석탄화력발전소가 해당된다. 그러나 8일 중국 정부는 오는 가을과 겨울에 베이징, 텐진, 허베이 지역의 대기오염 규제 목표를 기존보다 낮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또 특정지역 철강 감산비율을 명시하던 과거와 달리 이번엔 비율을 밝히지 않았다. 
 
이번 조치는 중국의 철강생산을 늘려 다시 공급과잉 사태를 불어올 가능성이 높다. 시장도 곧바로 반응해 관련 선물가격이 하락했다. 그렇다면 POSCO와 현대제철, 대한제강 등 중국기업과 경쟁하는 철강, 철근업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 
 
중국으로 끝날 것도 아니다. 인도, 인도네시아 등 이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아시아와 혼란한 대선정국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브라질, 이탈리아 등 재정위기 여파가 남아 있는 유로존 등에서도 잠시 떠나있는 것이 좋겠다.  
 
신흥국이 몸살을 앓으면 선진국도 기침할 날이 온다. 지금은 혼자 웃고 있는 미국도 더 오를 자리보다는 높은 데서 내려다 본 풍경이 더 아찔해 보인다. 조심해서 나쁠 것이 없다. 좋은 타자는 투수가 던지는 모든 공에 스윙하지 않는다. 노리는 공이 오기를 기다려 제대로 쳐내면 몸값 높은 타자가 되는 것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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