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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시장후보 당선확률 높아졌다"…브라질채권 투자자 일단 '안도'
증권사들 "관련 문의 늘어났다"…전문가들 "경제상황 나쁘지 않아"
2018-10-11 06:00:00 2018-10-11 06: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브라질 1차 대선 결과 친시장주의 후보자가 가장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이에 최근 부진했던 브라질채권과 헤알화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결선투표 결과에 따라 브라질에 투자했던 국내투자자들의 손실도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브라질국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21.0bp 내린 9.405%에 마감했다. 브라질국채 10년물 금리 역시 13bp 떨어진 10.750%에 장을 마쳤다.
 
여기에는 브라질 대통령 선거 1차 투표 결과가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7일 진행된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는 ‘브라질의 트럼프’라 불리는 자이르 볼소나로 사회자유당(PSL) 후보가 46%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진보적 성향의 페르난두 아다지 노동자당(PT) 후보의 득표율 29.3%를 16%포인트 이상 앞질렀다.
 
이는 베네수엘라 같은 길을 가면 안된다고 주장했던 볼소나로 후보의 호소가 먹혀든 것으로 풀이된다. 볼소나로는 동성애 혐오발언과 여성차별 발언 등으로 구설수에 올라 비호감이 가장 높은 후보였다. 하지만 공약으로 100개 이상의 국영기업을 민영화하고 공공 부채를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브라질은 한때 세계 8위의 경제 대국이었다. 넓은 면적과 인구, 세계 10대 산유국을 바탕으로 고속성장한 결과 신흥 경제4국 ‘브릭스(BRICs)’에 포함되기도 했다. 하지만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고 브라질이 수출하는 원자재의 최대 고객인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타격을 받았다.
 
가장 큰 문제는 복지정책이었다. 2003년부터 13년간 집권한 노동자당은 저소득층 현금 지급과 기아제로 등의 무상 복지정책에 국가예산 75%를 쏟아부었다. 이로 인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은 70%를 넘어섰고, GDP 대비 재정적자는 7%대에 달하게 됐다.
 
브라질 대선으로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가 기대되면서 브라질채권 등에 투자했던 국내 투자자들이 한숨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브라질 대선 1차 투표 결과 이후 환호하는 브라질 시민들의 모습. 사진/AP·뉴시스
 
이번 1차 선거에서 볼소나로 후보가 우세했고 오는 28일 결선에서 최종 승리할 경우 재정적자 문제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브라질 경제를 해치는 정치적 불확실성을 제외하면 브라질의 경제상황은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브라질은 타 국가와 통화스왑의 필요성을 못 느낄 정도의 외환보유고(세계 10위권, 약 3800억 달러 규모)를 유지하고 있고, 풍부한 에너지(원유 생산량 세계 10위, 중남미 1위), 광물자원(철광석 생산량 세계 2위) 및 농산물 (세계 3위 수출국)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로 인해 세계에서 6번째로 해외직접투자 자금유입이 큰 나라”라며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치적 안정과 연금개혁 합의가 이뤄진다면 헤알화가 현재 수준보다 강세를 보일 수 있다. 대선 이후 신규 매수를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브라질 채권을 매수했던 투자자들이 한숨 돌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브라질 채권 약세의 원인이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헤알화 급락이었기 때문이다. 9일 기준 헤알화 환율은 1달러당 3.7163헤알화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8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브라질 채권을 판매했던 증권사에도 최근 들어 문의가 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수익률 부진으로 고객의 관심이 끊겼던 브라질 채권 관련 문의가 최근 다시 나타나고 있다”면서 “브라질 채권에 투자했던 기존 고객들의 문의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채권은 6개월에 한번 이자가 나오는 이표채로 비과세라는 매력이 있으나 최소 투자금액이 1000만원 안팎이며 국내 증권사가 3~4%의 중개수수료를 뗀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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