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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희망타운, 월부담 최대 160만원"…"금수저 자녀들만 거주 가능"
12월 첫 신혼희망타운 개시…'금수저만 로또청약' 논란
2018-10-15 14:49:13 2018-10-15 14:49:13
[뉴스토마토 손희연 기자]"맞벌이로 아이 한명이 있는 2년차 신혼부부다. 위례 단지의 초기 부담금이 1억4000만원인데 신혼희망타운 전용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선택해 연 1.3% 금리 혜택을 받는다고 해도 월 부담은 110만~160만원에 달한다. 사실상 부모의 도움으로 자금 여력이 있는 '금수저' 자녀들만 집을 구할 수 있는거 아닌가? 서울하고 근접하다고는 하지만 직장이나 미래의 아이 교육비 등을 생각해봤을 때 월 110만원을 내고 위례까지 가는 건 적잖은 부담이다."(30살·경기도 거주·직장인)
 
"위례 55㎡가 4억6000만원에 분양될 경우 처음에 1억4000만원 내고 20년 만기 시 월 160만원, 30년 만기 시 월 110만원 내야 한다. '정말 서민 신혼부부라면 그 정도 돈을 낼 사람이 있겠나'라고 의구심이 생긴다."(33살·서울 거주·직장인)
 
올 상반기 ‘금수저 청약’ 논란이 일었다. 서울 ‘디에이치자이 개포’ 199명을 모집하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청약에 265명이 신청해 2.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고가 아파트의 신혼부부 특별공급 경쟁률이 2 대 1을 넘어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신혼부부 당첨자 중 9명은 20대였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소득 제한 규정으로 인해 자녀 1명을 둔 맞벌이의 경우 연봉 7200만원 이하인 부부에게 자격이 주어졌는데 누리꾼들 사이에선 이를 두고 “그 정도 나이와 연봉으로 분양가 10억원대 아파트를 대출 없이 분양받기란 불가능한 만큼 사실상 재력이 좋은 부모의 자녀들이 ‘금수저 청약'을 한 것”이라며 의견이 분분했다.
 
오는 12월부터 위례 신도시에서(508가구), 평택 고덕국제도시(873가구)에서도 1399가구의 신혼희망타운이 나온다. 위례와 평택 고덕신도시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7만1599가구(수도권 5만3626가구)를 신혼부부 등에게 공급될 전망이다. 분양형으로 공급하되 본인 희망 시 임대형(분양전환공공임대)도 가능하다.  
 
신혼희망타운은 무주택자인 결혼 7년 이내의 신혼부부 또는 1년 내 혼인신고 예정인 예비부부에게 주변 시세보다 20~30%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되는 아파트다. 이에 벌써부터 로또 청약 열풍을 예고하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임에도 불구하고 초기 자본을 부모의 도움으로 넉넉히 마련할 수 있는 금수저들만의 청약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오는 12월 위례신도시와 고덕국제도시에 신혼희망타운이 공급될 예정이다. 사진은 서울의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 내부 모습. 사진/뉴시스
 
준강남으로 불려오며 서울과 근접해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곳은 위례신도시다. 위례신도시는 전용면적 46㎡ 추정 분양가가 3억9700만원, 55㎡가 4억6000만원이다. 평택 고덕국제신도시는 전용 46㎡는 1억9900만원, 55㎡는 2억3800만원이다. 위례신도시의 경우 인근 단지 전용 51㎡가 올해 8월 7억4000만원에 거래돼 2억∼3억원의 차익이 기대된다.
 
눈여겨 봐야 할 점은 정부가 분양가격의 시세 대비 비율에 따라 전매제한 기간과 실거주 요건을 강화한 점이다. 위례 신도시는 인근 주변 단지 전용 51㎡의 시세가 6억5000만원∼7억원선인 것에 비교했을 때 65~70% 수준이다. 따라서 위례 신혼희망타운의 전매제한은 8년, 거주의무기간은 5년 적용이 유력시 된다.  
 
지난 5일 입법 예고한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에 따르면 청약 자격은 무주택자인 결혼 7년 이내의 신혼부부 또는 1년 내 혼인신고 예정인 예비부부여야 하며 월 평균소득이 외벌이 600만원, 맞벌이 650만원 이하다. 순자산이 2억5060만원을 넘으면 신청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조건을 충족하는 청약자도 시세보다는 저렴하지만 몇억씩되는 분양가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초기 부담금을  부모의 도움으로 넉넉히 마련할 수 있는 금수저 자녀들만의 청약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위례신도시의 경우 전용면적 46㎡ 추정 분양가가 3억9700만원, 55㎡ 4억6000만원으로 초기 부담금은 1억4000만원이다. 대출기간이 20년이라고 가정했을 때 업계에서는 매월 160만원 부담금을, 30년일 경우 110만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전용 46㎡는 1억9900만원, 55㎡ 2억3800만원으로 초기부담금은 7100만원, 20년 상환 시 월 83만원, 30년 상환 시 월 58만원이다. 
 
정부는 모기지 전용 대출을 통해 청약자의 초기 부담금을 줄여 줄 방침이지만 이용자는 많지 않을 듯 보인다. 시세 차익을 정부와 공유하는 부담감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혼희망타운이 ‘금수저들의 로또’가 될 것이라는 비판은 전매제한, 거주의무기간과 신혼부부에게 특화된 저리의 대출을 고려하지 않은 이유도 있다"며 "신혼희망타운은 주변지역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지만, 저소득층을 우선 배정한다는 점에서 당첨자들에겐 부담스러운 분양가"라고 말했다. 이어 "소득수준별 공급비율을 적절하게 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손희연 기자 gh704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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