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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환경 변화에…글로벌 자동차 '대체기지' 찾기 분주
미·중 보호무역 확산 등 대응으로 인도 등 설비투자 잇따라
2018-10-14 14:42:16 2018-10-14 14:42:16
[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보호무역 확산 등 통상환경 변화에 맞춰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대체기지 찾기가 분주하다. 
 
14일 자동차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미국법인은 인도공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LC를 들여온다. 이 차량은 이미 운송이 시작돼 이달 중 미국에 도착한다. GLC는 벤츠의 주력 SUV다. 올해 1~8월 전 세계 판매량은 22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가량 증가했다. 벤츠는 그동안 미국향 GLC를 독일공장에서 생산했고 인도산을 수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미국시장 판매 확대를 위해서는 다른 생산기지 물량을 들여오는 게 필요한데,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간에 고율 관세 전쟁 등 통상 마찰이 확대되면서 인도를 낙점했다. 인도 공장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GLC를 생산했다. 이곳에서는 마이바흐도 만든다. 
 
수출 대기 중인 자동차들. 사진/뉴시스
 
현대자동차도 미·중 무역분쟁 영향을 피할 대체기지로 인도를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올해 인도공장에 약 1조원을 투자해 연산 5만대 규모의 생산시설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2020년까지 코나EV를 포함해 9종의 신차도 출시할 방침이다. 오는 23일에는 2014년 단종했던 현지 전략차 '쌍트로'를 풀체인지 모델로 재출시한다. 해치백 차량인 쌍트로는 현대차가 인도에 처음 진출한 1998년부터 생산했고 2014년까지 17년간 인도에서만 132만2335대 팔리면서 현지에서 국민차로 불렸다. 기아자동차 역시 지난해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아난타푸르 공장을 착공하면서 현지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공장은 30만대 규모로 2019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 신차 판매량은 401만대로 독일(385만대)를 밀어내며 세계 4위를 기록했다.
 
최남석 전북대학교 무역학과 교수는 "인도가 중국만큼 성장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고 현지에서 불공정한 규제도 많지만 미국이나, 중국 대체 시장으로서 중남미보다는 나은 것으로 현재 시점에서는 판단된다"며 "아세안 중심의 동아시아 신규시장 개척 일환으로 명목만 있고 실질적 수확은 없었던 인도 시장에 대해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시점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MW는 노딜 브렉시트(영국이 아무런 무역협정을 맺지 못하고 유럽연합을 떠나는 것)가 발생할 경우 영국산 '미니' 생산량을 축소하고 네덜란드공장의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BMW는 네덜란드 VDL네드카와 미니 위탁 생산 계약을 맺고 있다. 지난해 4500명였던 네덜란드공장 인력은 올해 7200명으로 확대됐다. 브렉시트 발효일은 내년 3월29일(현지시간)이다. BMW 영국공장은 2017년 미니 전체 생산량(37만8486대) 중 60%를 차지한 최대 기지다. 이곳은 대부분 독일산 부품들을 사용하기에 노딜 브렉시트 발생시 큰 손실이 발생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6월 BMW의 한 임원을 인용해 "브렉시트로 인해 공급사슬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경우 미니 공장을 폐쇄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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