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산업은행, GM '먹튀 논란' 책임론 부상
이동걸 회장 "법인분리, 긍정사례도 있어"…"GM 대리인이냐" 여야 거센 질타
2018-10-22 16:11:33 2018-10-22 16:11:41
[뉴스토마토 최홍·이아경 기자] 한국GM의 연구개발(R&D) 법인분리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정감사에서는 한국GM 2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의 책임론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를 막론한 국회의원들은 한국GM의 신설법인 문제를 두고 산은은 안일한 인식에 거세게 질책했다. 일부 의원은 이동걸 회장이 본인의 기존 입장을 뒤집으면서 'GM본사 대리인'을 자처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산업은행의 한국GM '먹튀 논란'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졌다. 산은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GM의 연구개발(R&D) 법인 분리 움직임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GM은 올해 초 군산공장을 폐쇄한다고 밝혔고, 정부와 GM은 지난 5월 7억5000만달러의 공적 자금을 투입했다. 그러나 최근 한국GM이 주주총회를 열고 법인분리 안건을 추진하면서 GM본사의 먹튀가 현실로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GM본사가 연구 법인을 분리한 뒤, 생산 법인을 단계적으로 폐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경영 정상화 방안을 확정하던 지난 4월 말 마지막 협상 말미에 R&D법인 분리안을 한국GM측에서 제시했다"며 "법인 분리는 우리가 논의할 사항이 아니라 생각해 거절했으며 정상화 계약서에도 포함되지 않은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법인 분리에 대해 찬반 입장을 묻는 질의에 "절차적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며 "(찬반을)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는데 (한국GM이) 일방 추진하고 있어서 반대하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구체적 사업 이행과 계획을 제출해달라는 게 산은의 요구사항”이라고 답했다.
 
이 때문에 정무위 의원들은 산은이 법인분리 움직임을 미리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능력한 계약합의로 국부 유출 가능성을 높였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법인 분리는 무조건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은 "법인분리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가처분 신청은 왜 제기했는가"라고 지적하자, 이 회장은 "절차적인 이유와 일방적인 진행을 중지하기 위해 가처분을 신청한 것이지, 법인분할이 반드시 좋다, 나쁘다 판단하는 건 아니다"고 답했다.
 
이동걸 회장의 위증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산업은행의 한국GM 법인분리에 대한 가처분 신청 의견서에는 '한국GM의 법인 분리가 공적자금 8000억원을 편취하는 것이어서 부당할 뿐 아니라 주주권 남용 또는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쓰여있다. 이 회장의 '법인 분리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은 위증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책은행장이 'GM대리인' 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 회장은 GM본사가 강행하는 법인 분리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고, GM본사의 '먹튀' 가능성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기 때문이다.
 
이동걸 회장은 "GM이 의도적으로 4조원 넘게 손실을 보면서까지 먹튀를 하겠느냐"며 "먹튀는 근거 없는 논쟁"이라고 밝혔다. GM과 산은이 체결한 기본계약서를 공개하라는 의원들의 지적에는 "비밀 계약 유지 의무가 있기 때문에 (기본계약서를 국회에) 제출할 경우 계약상 의무 파기에 해당한다"며 요청을 거부했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의원은 "이 회장이 국감장에서 어떻게 답변하고 있느지를 보면 정부를 대표하는 은행장이 아니라 GM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도 "이 회장이 국책은행장으로서 이 자리에 있는지 망각한 듯하다"며 "심각한 무책임과 무능력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법인분리의 긍정적인 사례도 있다며 법인분리를 옹호하는 발언을 지속했다. 이 회장은 "R&D 법인분할이 되더라도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생산공장을 유지하는 사례도 있다"며 "법인분할이 되든 10개사로 되든, 100개사로 되든, 모든 법인의 기존의 계약서가 유지된다면 한국GM이 약속한 10년간 생산계획은 집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2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예금보험공사,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서민금융진흥원의 국정감사에서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홍·이아경 기자 g2430@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