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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석화, 하반기 수출전선 희비
정유, 수출 다변화 통해 역대급 실적…석화는 중국에 발목 잡혀
2018-10-23 16:03:27 2018-10-23 16:03:31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정유업계와 석유화학업계가 하반기 수출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정유사들은 신흥국 중심의 수출 다변화를 통해 석유제품 수출을 늘리고 있다. 3분기 역대급 수출실적도 기록했다. 반면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석유화학사들의 수출은 중국 내 수급 변화로 발목이 잡혀 주춤하다.
 
2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3분기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수출량은 1억2829만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출량을 거둔 2015년 3분기(1억2289만배럴) 기록을 3년 만에 넘었다. 3분기 석유제품 수출액도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전년 동기보다 45.2% 늘어난 109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제품 수출 단가는 배럴당 85.1달러로 38.5% 올랐다. 3분기 누적 수출량은 3억6523만배럴, 수출액은 296억8700만달러다.
 
정유업계의 수출 증가는 수출선 다변화 효과로 풀이된다. 정유사들은 2010년대 들어 중국 외에 동남아와 중남미 등으로 수출선을 늘렸다. 현대오일뱅크만 해도 이달 4일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인 피엠아이에 2019년 상반기 동안 휘발유 210만배럴 공급계약을 맺었다. 업계 관계자는 "5~6년 전부터 중국 내 석유제품 공급이 늘어난 것을 보고 발 빠르게 대체시장을 찾아 나섰다"며 "중국에서 소화가 안 된 물량이 아시아 역내로 넘어오자 수출선도 동남아에서 호주, 중남미까지 확대됐다"고 말했다.
 
대한석유협회 통계를 보면, 올 3분기 한국의 석유제품 수출국 비중은 중국 22.1%, 대만 16.2%, 일본 11.0%, 호주 8.5%, 기타 35.2%로, 중국 비중은 20%대에 그쳤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국내 정유업계는 규모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가격경쟁력과 수출지역 다변화, 고품질제품 생산전략 등을 추구해 세계 수출시장에서 경쟁해 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석화업계는 사정이 다르다. 국내 석화제품 수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분쟁, 중국 내 석화시설 가동률 조정 등으로 수급이 불안정해지자 수출에서 타격을 받고 있다. 이는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화학협회 자료를 보면 올 3분기 중국에 대한 석화제품 수출량은 420만톤으로, 2016년 1분기(412만톤) 이후 가장 저조하다. 특히 지난해 3분기 중국에 504만톤을 수출한 이후 올 3분기까지 4분기째 수출량이 줄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도 4분기째 마이너스로, 수출 증가율이 이처럼 오래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1년 2분기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정유업계와 석화업계의 하반기 실적도 엇갈릴 전망이다. 정유업계는 정제마진의 안정화를 바탕으로 석유제품 수출까지 호조를 보이면서 지난해 역대급 실적에 버금가는 수익성이 기대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3분기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가 각각 8100억원과 5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지난해 3분기 대비 다소 감소하거나 비등한 수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같은 기간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20% 이상 영업이익이 하락할 것으로 관측돼,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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