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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400조 쏟아부어도 낙수효과는 '글쎄'
응답자 54% "실물경제 영향 없을 것"
2018-11-05 07:00:00 2018-11-05 07:00: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10대 그룹은 400조원이 넘는 중장기 투자를 약속했다. 향후 3~5년에 걸쳐 30만여명을 새로 채용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제시했다. 그런데도 국민들 반응은 무덤덤하다. 절반 이상이 투자 효과에 의구심을 표했다. 
 
5일 <뉴스토마토>와 한국CSR연구소(소장 안치용)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주요 그룹들의 투자가 낙수효과를 비롯한 실물 경제 성장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4%가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영향이 있을 것'이란 응답은 44%, '잘 모르겠다'는 2%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는 남성(56.7%)이 여성(51.4%)보다 더 비관적으로 생각했다. 지역별로는 대전에서 영향이 없을 것이다란 응답이 66.7%로 가장 높았다. 경기(58.4%), 광주(55%)도 상대적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반면 대구와 부산은 영향이 있을 것이란 응답이 각각 52.9%, 48.5%로 영향이 없을 것이란 응답을 근소하게 앞섰다. 연령별로는 20대에서 66.7%가 영향이 없을 것으로 답해 대기업의 투자 효과를 가장 부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자영업(63.1%)과 블루칼라(62.5%)에서 영향이 없다고 생각하는 비중이 특히 높았다. 
 
지난해 5월 문재인정부 출범 후 현대중공업을 제외한 10대 그룹들은 총 448조원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30만여명이나 되는 일자리 창출도 함께 약속했다. 첫 테이프는 재계 4위 LG가 끊었다. 지난해 12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방문을 계기로 올해 19조원의 투자와 1만명 규모 채용을 하기로 했다. 이어 김 부총리의 현장 방문이 이어질 때마다 기업들은 약속이나 한 듯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을 내놨다. 현대차(5년간 23조원·4만5000명), SK(5년간 80조원·2만8000명), 신세계(3년간 9조원·3만명), 삼성(3년간 180조원·4만명) 등이다. 한화(5년간 22조원·3만5000명), GS(5년간 20조원·2만1000명), 포스코(5년간 45조원·2만명)는 김 부총리가 방문하지 않았음에도 재계 투자 행렬에 동참했다. 가장 최근에는 롯데가 신동빈 회장의 출소 후 5년간 50조원 투자, 7만명 고용 청사진을 내놨다. 
 
대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면서 재계에서는 신성장 사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지원도 수반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기업 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장벽들을 정부가 앞장서 치워줘야만 투자 계획이 실제로 집행돼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고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9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국회를 찾아 혁신성장을 위한 정치권의 협조를 요청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당시 박 회장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두루 만나 규제개혁 입법 등을 요청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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