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창업 생태계가 살아나자 주요 가구업체들이 신생기업 수요를 노리고 중소형 사무가구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 사무용 가구 시장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중소형 사무가구 시장 내 경쟁은 점점 확대될 전망이다.
12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벤처투자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2% 늘어난 1조6149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벤처투자가 늘어나면서 엔젤투자 금액과 액셀러레이터 숫자도 증가했다. 창업 초기기업에 10억원 미만으로 투자하는 엔젤투자는 지난해 2814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13.7% 늘었고, 액셀러레이터는 2016년 등록제 시행 이후 2년여 만에 120곳을 돌파했다. 벤처투자 회수액의 경우 8월 기준 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하며 벤처 선순환 구조 정착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렇듯 창업시장에 활기가 돌자 사무가구업체들도 중소형 가구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경기 부진으로 인해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주춤한 사이 신 시장 개척에 나서는 것이다. 사무가구 1위인 퍼시스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기간보다 5.2% 줄었고, 2위 코아스는 같은 기간 적자전환하는 등 주요 업체는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사무가구 사업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리바트다. 2015년 선보인 중소형 사무가구 브랜드 '리바트 하움' 키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매출을 지난해보다 두 배 많은 150억원으로 늘리기 위해 판매점을 연말까지 400여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250여곳에 비해 40% 이상 확장하는 것이다. 제품 종류는 작년보다 30% 가량 늘렸다. 현대리바트는 2021년까지 사무가구 연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샘 역시 사무용 가구 전문 브랜드 '비츠'의 중소형 가구 품목을 매년 20% 이상 늘리고 있다. 올해 10월 기준 매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퍼시스 산하 스타트업 가구 브랜드 데스커의 경우 공유오피스 공략에 열심이다. 2016년 4월 브랜드를론칭한 이후 약 20개의 공유 오피스 브랜드에 제품을 납품했다. 지점을 포함하면 약 35곳의 공유오피스에 데스커가 설치됐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서울시 내 공유오피스는 51곳이다. 위워크나 패스트파이브 등 주요 공유오피스 브랜드가 서울에 밀집해 있는 점을 고려하면 공유오피스 절반 이상에 데스커가 가구를 납품한 셈이다. 데스커의 올 상반기 매출은 작년 같은기간보다 두 배 늘었다.
이들 중소형 가구 브랜드는 영세한 소기업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우고 있다. 데스커는 주요 제품에 간편하게 조립할 수 있는 DIY(Do It Yourself) 설계방식을 적용해 기존 사무가구에 필수적이었던 시공비 부담을 줄였다. 또 온라인 기반 판매를 통해 유통·물류비용을 최소화해 품질 좋은 가구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리바트 역시 리바트 하움의 주요제품 판매가를 고급 사무용가구 대비 평균 50% 가량 낮게 책정했다. 이를 위해 추가 공정을 최소화한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위축으로 사무용 가구 시장이 위기를 맞고 있는 반면 공유오피스를 비롯한 중소형 사무가구 시장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소규모 기업 증가 등의 영향으로 중소형 사무가구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 생태계가 살아나자 주요 가구업체들이 중소형 사무가구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 사무가구 사업 확대에 적극적인 현대리바트는 중소형 사무가구 브랜드의 판매망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네오스 송파직영점. 사진/현대리바트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