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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이익공유제 실험 나선 유통업계)②20년된 미 던킨도너츠 모델, 성공 가능성 입증
던킨사 'K-Cups' 프로그램, 판매수익 가맹점주와 배분
구매협동조합 모델, 던킨도너츠서 버거킹·KFC·타코벨 등으로 확대
2018-11-18 06:00:00 2018-11-18 06:00:00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해외 유통업계에서는 길게는 20년 전부터 협력이익공유제와 비슷한 사업 모델이 활용돼왔다. 협력이익공유를 유효한 비즈니스 모델로 인식하고 성공사례를 남긴 것이다.
 
18일 관련업계와 학계 등에 따르면 해외 유통업계에서는 가맹사업분야에서 협력이익공유제 유사 모델이 활성화돼 있다. 특히 글로벌 프랜차이츠인 미국 던킨도너츠의 '이익공유 프로그램(Profit-Sharing Program)'은 대표적 성공모델로 꼽힌다. 
 
이익공유 프로그램 중 '가맹점사업자 구매협동조합'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간 신뢰를 구축한 간판 비즈니스 모델이다. 패스트푸드 중에서는 처음으로 지역 협동조합 프로그램을 개발해 20년 이상 운영하고 있으며, 같은 모델이 버거킹, 맥도날드, KFC, 타코벨, 피자헛 등에도 채택됐다.
 
구매협동조합은 밀가루, 식용유, 설탕 등 기본적인 필수품 가격의 상승과 오일쇼크로 인한 원재료 급등에 대비하자는 뜻에서 출발했다. 협회는 가맹점사업자 선정, 기금조성, 유통업자 입찰에 관여하는 한편, 상품가격 변동을 모니터하면서 가맹점 사업자들과 더불어 구매비용을 절감하고 상품 수급을 개선시킬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상호 신뢰관계도 돈독해져 추후 고차원적인 이익공유모델을 전개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협력이익공유제 해외사례 연구를 진행한 조혜신 한동대학교 법학부 교수는 "1983년까지 던킨도너츠의 협동조합 시스템은 매우 성공적으로 발전해 수백만달러를 절약할 수 있었고, 가맹점사업자들은 상품부족으로부터 보호받고 구매비용을 절감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버거킹의 경우 1991년부터 1997년까지 약 3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했고, 가맹점주들은 연평균 7000달러의 소득이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던킨사는 나아가 미국 던킨도너츠 매장에서만 판매되던 포장커피인 'K-Cups'를 2007년부터 자신의 가맹점이 아닌 식료품점, 소매점, 온라인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K-Cups와 포장커피 판매에서 발생한 순수익을 일정 자격을 갖춘 가맹점사업자와 똑같이 나누는 'K-Cups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당시 던킨 도너츠 매장에서 K-Cups 판매는 감소 중이었다. 이에 대해 조혜신 교수는 "K-Cups 프로그램은 던킨도너츠의 상품들도 다른 유통망으로 확장함과 동시에, 가맹점사업자들에게 추가적인 수익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가 열리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던킨도너츠를 운영하는 SPC그룹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K-Cups를 일반상점을 통해서도 유통하기 시작하면서 향후 20년간 이로 인해 발생하는 순수익을 가맹점주들과 동등하게 나누기로 합의했다"며 "구매협동조합이나 K-Cups 프로그램이 아직 국내에서 적용되고 있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국내 서울 명동의 던킨도너츠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이 상품을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 도미노피자는 '이익공유협정(Profit-Sharing Arrangement)'을 시행한다. 가맹점사업자들이 본사로부터 재료를 구매할지 여부를 자발적으로 선택하는데, 본사와 공급망센터(Supply chain center)로부터 구입할 경우 '이익공유협정'을 맺게 된다. 이를 통해 지역 공급망 센터의 세전이익 절반을 공유하는데, 가맹점사업자의 구매량에 따라서 이익이 배분된다. 
 
조혜신 교수는 "가맹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경쟁은 매우 치열해지고 있으며, 원부자재의 물가상승까지 더해졌다"며 "그런 상황에서 근본적으로 법적 수단을 통해 규율하는 것보다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 사이에 상생의 관계가 정착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자발적으로 이익공유를 시도한 사례를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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