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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르는 헤알화…브라질채권도 '활짝'
전문가들 "내년 연금개혁법안 통과시 추가 강세 전망"
2018-11-20 06:00:00 2018-11-20 06: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새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으로 브라질 헤알화가 다시 오르자 브라질 채권의 수익률도 함께 반등하고 있다. 브라질 채권에 투자했던 국내 투자자들도 한숨 놓을 수 있게 됐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브라질 채권 수익률은 2~4% 수준까지 회복했다.
 
브라질 채권은 6개월에 한번 이자가 나오는 고금리 이표채인데다 비과세 혜택이라는 매력이 있어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상품이다. 작년에만 4조원 넘는 돈이 몰렸고, 올해에도 투자가 이어져 현재 약 8조원에 가까운 투자규모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지난 8월까지만 해도 브라질 헤알화 절하로 채권 수익률이 급락, 국내 투자자들의 마음고생이 심했다. 이자를 받을 때 영향을 주는 헤알화가 하락하면서 수익률이 떨어졌고, 채권가격도 동반 하락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브라질국채 10년물의 금리는 연초 10.08%에서 지난 9월초 12.55%까지 올랐다. 국채 금리 상승은 채권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브라질국채 투자자들은 채권 평가손실과 헤알화 절하로 인한 환차손을 동시에 떠안았던 것이다. 이로 인해 8월말 기준 브라질 채권 수익률은 –20%대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헤알화가 다시 상승궤도에 오르면서 브라질 채권 수익률도 오르고 있다. 친 시장주의자로 알려진 자이르 보우소나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고, 새 정부 경제팀도 윤곽이 드러나면서 금융시장이 반기고 있는 것이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경제수장에 경제학자인 파울루 게지스를 내정했고, 중앙은행 총재와 국영 경제사회개발은행(BNDES) 총재에는 호베르투 캄푸스 네투 산탄데르은행 이사, 호아킨 레비 세계은행 국장을 지명했다.
 
헤알화의 상승으로 브라질 채권 수익률도 함께 오르고 있다. 사진은 국영 경제사회개발은행(BNDES) 총재로 지명된 호아킨 레비 세계은행 국장. 사진/AP·뉴시스
 
게지스 장관은 ‘자유주의경제’ 철학을 지닌 인물로 공기업 민영화와 연금·조세제도 개혁, 감세 등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는 내년 1월 재무부·기획부·통상개발부 등 3개 부처를 통합한 부처에 장관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레비 총재는 과거 증세와 정부지출 축소를 추진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현재 BNDES는 대출 관행으로 인해 당국의 조사 칼날이 겨눠진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혜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BNDES는 브라질의 다양한 기업에게 기준금리 절반 수준으로 대출을 해줬었다"면서 "BNDES는 기업들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하지만 정치 기부금 규모로 대출이 이어졌다는 연구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인사를 보우소나루 당선인이 반부패 개혁에 시동을 거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영향으로 최근 3개월간 달러 대비 헤알화 환율은 9.78% 하락했다. 헤알화 가치가 높아진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브라질 연금개혁을 위한 연정 구성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현재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소속정당인 사회자유당(PSL)의 의석 비중이 겨우 1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금개혁을 미룰 수 없다는 상황을 브라질 정치권이 공감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PSL의 의회 기반이 약하고 노동자당(PT)이 강한 점은 부정적”이라며 “중도진영 정당과의 연합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느냐 여부가 연금개혁법안 통과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최근 하원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금개혁법안 찬반조사에서 반대가 급격하게 줄고 찬성이 늘고 있다”면서 “연금개혁법안 통과 이후 헤알화 가치는 현재 수준보다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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