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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증권 2년 공들인 '윙입푸드', 차이나디스카운트에 발목
윙입푸드 "IR·공시강화로 이미지 제고 나설 것"
2018-11-21 06:00:00 2018-11-21 06: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유진투자증권이 2년 공들인 윙입푸드가 차이나 디스카운트에 발목을 잡혔다. 희망가격 범위 최하단에서 공모가가 결정됐지만 회사는 예정대로 상장을 진행하고, 차후 주주들과 소통강화를 통해 이미지 제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중국식품기업 윙입푸드는 중국식 살라미를 제조하는 기업으로 오는 30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사진/윙입푸드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중국식품기업 윙입푸드는 지난 14일과 15일 양일간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2000원의 공모가를 확정했다. 희망공모가(2000~3000원)의 최하단이다. 밴드 하단(2000~2200원)에만 신청수량의 97%가 몰렸다. 주당 평가액 6741원에서 55~70%의 할인율을 적용하고도 시장에서 관심을 얻지 못한 것이다. 중국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어려웠다는 평가다.
 
윙입푸드는 중국식 살라미를 생산하는 식품기업이다. 지난해 6월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으나 11월 자진철회했다. 중국원양자원 상장폐지로 인해 중국기업의 재무·회계 신뢰도가 크게 훼손되면서 '중국기업은 믿을 수 없다'는 인식이 퍼진 탓이다.
 
윙입푸드도 투자설명서를 통해 "2013년 고섬 사태 이후 2018년 9월까지 총 23개 상장기업 중 상장폐지 10건(자진 상장폐지 4건), 매매정지 1건이 발생하며 국내상장 중국기업에 관한 투자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현실을 인정했다.
 
이후 한국거래소도 중국기업 상장에 관한 자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증권사에 협조를 당부했다. 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에 해당하는 증치세 영수증 등 실제 매출에 관한 증빙자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현장실사와 검증 등을 거쳐 윙입푸드 상장에 매진했다는 입장이다. 기관설명회(IR) 과정에서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기 위해 윙입푸드가 가족기업을 모태로 한다는 점과 주주들과 소통 강화 방안을 적극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관사인 유진투자증권 측은 "공모주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내부적으로 선방했다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윙입푸드가 공시와 IR 강화를 내세우며 기존 중국기업과 차별화하기 위해 노력한 점이 플러스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기업에 대한 신뢰 문제를 제기한 기관투자자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국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빠른 시간 안에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내 시장에 상장하려는 중국기업은 당분간 이런 벽을 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2010년 메리츠종금에서 IPO팀을 영입한 이후 해외기업 IPO에 나서고 있다. 대형사들 틈바구니 속에서 해외기업으로 눈을 돌려 엑세스바이오와 오가닉티코스메틱 등을 상장시켰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기업 추가 상장은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2019년. 2020년에 미국기업 두 곳의 상장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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