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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매출 부풀려 점포개설 유도"…CU편의점 피해자모임 1인시위 시작
무리한 출점 과정서 허위 권리금 지불하기도…"상생을 손해로 생각하는 프레임 벗어야" 지적
2018-11-22 16:41:08 2018-11-22 16:41:08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BGF리테일(282330)로부터 점포 개설 피해를 당한 점주들이 23일부터 1인시위를 시작한다. 본사가 예비 점주들에게 매출을 부풀려 점포 개설을 유도하는 등 무리한 출점을 강요해왔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22일 서울 삼성동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CU점포개설피해자모임과 CU상생협약 비상대책위원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 구제를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피해자모임은 본사가 제대로 된 상권 분석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예상 매출액을 제시해 출점을 유도해왔다고 주장했다. 천안에서 CU 편의점을 운영 중인 지모씨는 "편의점을 운영하면 더 벌 수 있다는 말에 7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편의점을 열었다"며 "하지만 계약 전 일매출 150만원을 예상한 본사 영업직원 말과 달리 1년 넘게 운영하도록 하루 매출 80만원이 채 안된다. 하루 19시간을 일하고 남은 돈은 95만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달 본사가 수수료로 가져간 금액은 250만원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인천 송도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설모씨 역시 본사가 내부 검증을 거쳐 일매출 160만원을 제시했지만 실제 매출은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빨리 결정하지 않으면 다른 분이 계약할 거라며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했다"며 "근처 타사 편의점이 곧 폐점할 거라고 했지만 아직까지 운영 중이다. 매달 수익이 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무리한 점포 개설 과정에서 존재하지 않는 권리금까지 치러야 했다는 게 설씨 주장이다. 그는 "본사가 미리 부동산 조건 등을 확보해둔 뒤 점주를 찾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건물주 권리를 위임받았다는 부동산과 본사 말만 믿고 계약했는데 알고 보니 권리금이 없는 자리였다. 본사 직원이 편의점을 유치하기 위해 권리금을 조건으로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본사 직원이 편의점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높은 임대료와 권리금을 감수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편의점 개점을 고려하는 예비 점주가 본사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허위사실 유포까지 발생한다는 게 피해자측 입장이다. 박지훈 피해자모임 대표는 "점주 대비 본사의 손익분기점이 매우 낮기 때문에 점주가 손해를 봐도 본사는 수익이 나는 구조에서 무분별한 출점이 가능하다"며 "폐점을 해도 위약금으로 손해가 보전돼 과다출점이 본사의 이익으로 연결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적용을 앞두고 진행 중인 상생협약에서 본사가 보이고 있는 소극적인 태도도 비판했다. 유동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는 "본사는 상생비용으로 영업이익이 줄고 있다고 말한다. 상생을 손해로 생각한다는 의미"라며 "본사가 이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점주가 망하면 본사도 망한다고 인식하지 않는 한 기업 신뢰를 증명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10월부터 4차례에 걸쳐 진행된 상생 협의는 본사가 CU가맹점주협의회 측에 일반 점주들에게 협의 내용을 알리지 말라는 내용이 포함된 보안서약서를 요구하면서 현재 잠정 중단된 상태다. 협의회 관계자는 "본사가 전향적인 자세로 나오지 않는다면 시위를 포함해 모든 수단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U점주 피해자모임은 22일 서울 삼성동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열고 상생협의 과정에서 본사가 점주 대표를 향해 볼펜을 던진 행위를 비판하며 본사를 향해 볼펜을 던지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사진/강명연 기자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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