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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책임)연세대 2년 연속 사립대 ‘사회책임’ 1위
‘2018 대한민국 종합사립대학 사회책임지수’ 조사…한국기술교육대-한림대 2·3위
CSR연구소·사회책임네트워크·지속가능저널 평가
2018-12-03 08:00:10 2018-12-03 08:00:10
연세대학교가 ‘2018 대한민국 사립종합대학 사회책임지수’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조사에 이어 다시 한번 1위 자리를 지켰다.
 
‘2018 대한민국 사립종합대학 사회책임지수’는 한국CSR연구소(소장 안치용)와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지속가능저널이 함께 시행한 사립종합대학 종합평가다. 대학이 학생뿐 아니라 교수와 교직원, 지역사회와 공동체를 위한 사회적 기관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노동·인권·학생·지역사회·환경·공정성·거버넌스 부문을 종합해 산출한다. 평가는 2010년 국제표준화기구(ISO)가 발표한 ‘사회적 책임에 관한 국제기준’ ISO2600의 틀을 따른다. 안치용 한국CSR연구소장은 “대안적 대학평가의 의의는 기존의 ‘줄 세우기식’ 민간 대학평가의 한계를 딛고 새로운 사회적 문제를 제기한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는 연세대에 이어 2위, 한림대학교는 3위를 차지했다. 상위 10위권 대학은 대체로 노동, 학생, 거버넌스 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상위권 대학은 배점이 300점에 달하는 학생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대학의 주요 구성원인 학생과의 긍정적인 관계를 보여줬다. 하지만 인권과 공정성 부문에서는 취약점을 보여 우리나라 사립대학의 한계를 보여주기도 했다. 
 
연세대학교 캠퍼스 전경. 사진/뉴시스
 
상위권 대학, 학생·노동·거버넌스 부문에서 우수
 
지난해에 이어 이번 조사에서도 1위로 선정된 연세대는 노동, 학생, 환경, 거버넌스 부문에서 A+를 받았다. 지난해 조사에서도 연세대는 학생과 환경 부문에서 A+를 받았으며 노동과 거버넌스 부문은 올해 더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노동 부문에서는 세부지표인 인건비와 시간강사 강의료 부문에서 만점을 기록했으며, 학생 부문 세부지표인 교육시설 확보율과 전임교육 확보율에서도 최상위권에 위치했다. 거버넌스 부문에서는 법인전입금, 기부금, 등록금 대비 교비적립금 현황에서 만점을 받았다.
 
2위를 기록한 한국기술교육대는 노동, 학생, 공정성 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한림대도 마찬가지로 노동, 학생, 거버넌스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특히 상위 10위권 대학 중 가톨릭대와 더불어 인권 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나타냈다. 한국기술교육대와 한림대는 지난해 조사에서 각각 5위, 6위였다. 한 해 동안 세 계단을 오른 셈이다.
 
종합 4~10위는 포항공대, 성균관대, 가톨릭대, 한양대, 금강대, 한국외국어대, 서강대 순이었다. 상위 10위권 대학은 모두 학생 부문에서 최상위 성적을 보여줬다. 노동 부문과 거버넌스 성적도 대체로 우수했다. 특히 상위권 대학의 노동 부문 성적은 지난해 상위권 대학보다 살짝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300점을 차지하는 학생 부문에서는 모두 A 등급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인권과 공정성 부문에서는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성적을 보였다. 지난해 조사와 비슷한 결과다. 올해 종합 순위 1·2위 대학인 연세대와 한국기술교육대가 인권 부문에서 각각 C-와 C를 받았고, 4위 포항공대와 5위 성균관대도 D 이하의 성적을 받았다. 상위권 10위 대학의 인권 부문 평균 점수는 41.2점으로, 총점 90점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공정성 부문 점수도 다른 부문에 비해 미진했다. 지난해 조사에서 2위를 기록한 성균관대는 대부분의 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였으나 인권 부문(D-)과 공정성(C+)에서 부족함을 드러낸 바 있다. 올해는 두 부문에서 D+ 이하의 성적을 받으며 5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3위를 차지한 한양대는 인권 부문이 B에서 B+로 약간 개선됐지만, 공정성 부문 등급은 D-로 떨어지며 7위로 밀려났다.
 
“공정성·인권 부문은 개선해야”
 
총점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학생 부문에서는 연세대, 한국기술교육대, 한림대, 포항공대, 성균관대, 한양대, 금강대, 고려대, 대전가톨릭대, 아주대, 꽃동네대, 광주가톨릭대가 A+ 등급을 받았다. 특히 포항공대는 학자금대출 이용 학생 비율 세부지표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세부지표에서 만점 혹은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기록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A 등급을 받은 대학은 가톨릭대, 서강대, 인천가톨릭대, 경희대, 한국성서대, 차의과학대, 순천향대, 이화여대, 영산선학대, 수원가톨릭대, 한동대, 중앙승가대다. 종합 50위권 대학 중 학생 부문에서 아쉬운 성적을 보인 학교는 나사렛대, 백석대, 대구대, 동아대, 대전대, 한성대, 숭실대다. 전반적으로 노동 부문의 등급은 지난해보다 향상하거나 같았지만, 인권 부문은 크게 개선된 점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위 10위 대학 중 가톨릭대(B-)를 제외한 9개 대학은 노동 부문에서 A- 등급 이상을 받았다. 노동 부문에서 A+ 등급을 받은 학교는 연세대, 한국기술교육대, 포항공대, 성균관대, 서강대, 계명대, 대구대, 동아대, 한성대, 세종대, 조선대, 서경대였다. 한림대, 한국외국어대, 영남대, 한세대, 이화여대, 가천대 등은 A 등급을 기록했다. A- 등급에는 한양대, 금강대, 고려대, 동국대, 인천가톨릭대, 상명대 등이 포진했다. 상위 20위 대학 중 가톨릭대, 국민대, 대전가톨릭대는 B- 등급, 선문대과 한국성서대은 각각 C와 D 등급을 받으며 노동 부문에서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인권 부문의 등급은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 학교가 얼마나 관심을 쏟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상위 10위권 대학은 노동 부문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인권 부문에서 한림대(A), 가톨릭대(A+), 한양대(B+)를 제외한 7개 대학이 C 등급 이하를 받으며 평균 점수가 낮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더라도 인권에 대한 대학의 책임은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는 뜻이다. 지난해 상위 10위권 대학 중 인권 부문에서 C 등급 이하를 받은 대학이 5개인 것을 고려할 때, 상위권 대학의 인권 점수는 오히려 후퇴했다고 볼 수 있다.
 
인권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한 대학은 한림대, 가톨릭대, 한국성서대, 대구가톨릭대, 숙명여대, 우송대, 나사렛대, 남서울대, 백석대, 대전대 등으로 종교재단 대학이 다수 포진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역사회 공헌 등 사회책임 ‘미흡’
 
거버넌스와 공정성 부문의 총점은 각각 150점이다. 학생에 대한 책임 다음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지속가능한 대학 경영을 하고 있는지, 그 과정은 공정했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는 부문이다. 거버넌스 부문에서 A+ 등급을 받은 대학은 연세대, 성균관대, 가톨릭대, 한양대, 고려대, 국민대, 영남대, 순천향대, 이화여대 등이다. 
 
지난해 입시부정으로 물의를 일으켜 평가에서 제외됐던 이화여대는 올해 거버넌스 부문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았으나 공정성 부문에서는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최순실 사태의 여진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상위 20위권 대학들의 공정성 점수도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 A- 등급 이상을 받은 학교는 한국기술교육대(A-), 인천가톨릭대(A-), 대전가톨릭대(A+)뿐이다.
 
대학은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구성원들에게도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이런 인식과 더불어 세계시민으로서 환경 문제에도 경각심을 갖는 것이 대학의 사회책임이라는 생각이 평가에 반영했다. 지역사회 부문은 대학이 제공하는 평생교육, 사회봉사 교과목의 양과 질을 비롯해 한국형 무크(K-MOOC) 서비스, 강의 공개실적 등을 나타낸다. 무크 서비스란 온라인 무료 강의를 뜻한다. 대학이 사회에 개방되어 있는 정도와 대학 구성원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이 얼마나 적절하게 조성되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부문이다.
 
상위 10위권 대학의 지역사회 부문 평균점수는 약 66점으로, 총점 120점의 절반을 겨우 넘긴 정도였다. 이중 한림대과 포항공대가 D 등급을 받으며 평균 점수를 끌어내렸다. 
 
환경 부문의 총점은 100점으로 환경부 그린캠퍼스 선정여부, 정보보안 수준, 지속가능 혹은 사회책임 관련 연구기관의 유무 등으로 평가했다. 상위권은 연세대, 포항공대, 고려대, 상명대, 영남대, 나사렛대 등이었다. 특히 나사렛대는 그린캠퍼스로 선정되었으며, 지속가능 관련연구기관을 갖춰 환경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학생, 지역사회, 거버넌스 부문에서 좋은 점수를 거두진 못했지만 인권, 환경 부문에서 선전하며 상위 50위 안에 들 수 있었다. 
 
서지윤 KSRN기자
편집 KSRN 집행위원회(www.ksr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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