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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억대 프로포폴 리베이트' 제약사 대표·의사 등 66명 입건
본사 차원에서 '리베이트팀' 조직적 운용…마약류 지정 후 매출 줄자 범행
2018-12-18 15:59:21 2018-12-18 15:59:21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전국 개인병원에 수면마취제를 싸게 납품하는 수법으로 8억원대 리베이트를 제공한 국내 유명 제약사 대표 등 임직원과 의사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8일 수면마취제(일명 프로포폴)와 이를 투약하는데 필요한 의료장비를 납품하면서 개인병원 의사들에게 거액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제약사인 A사 대표 박모씨와 이 회사 임직원 30명을 약사법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 36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A사는 2013년 7월~2106년 12월까지 자사 의약품 판매촉진을 위해  711개 개인병원에 향정신성의약품인 프로포폴 수금액에서 10~30% 할인해주는 수법으로 8억7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프로포폴 투약 의료장비 1억원 상당을 47개 병·의원에 무상으로 제공한 혐의도 있다.
 
A사는 식약처가 2011년 초 수면마취제를 마약류로 지정하고 이듬해 4월부터 일괄약가인하 정책을 단행하면서 매출이 감소하자, 거래처 병의원에 리베이트를 제공해 매출을 올리기 위해 이같은 범행을 벌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싸는 본사 차원에서 마케팅팀과 구매팀, 재경팀 등을 유기적으로 운영하고 할인으로 인한 미수금을 마치 현금으로 수금한 것처럼 거래원장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제약사들이 리베이트 제공을 영업사원 개인의 일탈행위라며 책임을 회피하던 기존 사례와 달리, 회사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진행해 온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리베이트 제공·수수행위는 제약사 간 연구개발을 통한 약품의 질 경쟁보다 의사에 대한 판촉활동에 치중함으로써, 의료시장의 공정경쟁을 저해하고 국민보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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