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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유령' 국회의원 앞세워 고액 수강생 모집
'김ㅇㅇ·이ㅇㅇ 의원 강의'…해당 의원들은 "그날 다른 일정" "거절했다"
2018-12-24 06:00:00 2018-12-24 06:00:00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국회의원 전·현직 보좌진들이 운영하는 한 사단법인이 확정되지도 않은 몇몇 국회의원의 강의를 앞세워 수백만원대 고액강좌 수강생을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연자로 이름이 올라 있는 의원들은 강연을 약속한 적이 없으며, 심지어 해당 날짜에 다른 일정이 잡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1일 사단법인 의회정책아카데미홈페이지에는 국회정책전문가과정’(19.1.17~3.28, 총 10강) 수강생 모집 공고가 올라왔다. 강사진 명단엔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이명수 의원과 복지위 소속 같은 당 김세연 의원이 있었다. 이 의원은 강좌의 첫 번째 순서에서 국회의 정책 심사 및 감사 사례를 강의하기로 돼 있었고, 김 의원은 같은 주제로 마지막 10강을 맡기로 협의 중이라고 홍보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명수 의원 측은 <뉴스토마토>와 만나 강의 의뢰 공문을 보여주며 이런 걸 받긴 했지만 아직 참석을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통화에서 강의에 대해 들은 적도 없고, 그 날짜(강의 예정일) 즈음 다른 해외 일정이 있다고 까지 했다. 김세연 의원실 관계자도 연락 받은 지 시간이 좀 지났는데 답을 주지 않았다면서 협의 중이 아니다. 의원님이 원래 이런 강의는 잘 안 하셔서 완곡하게 거절한 것이라고 밝혔다.
 
공고에 따르면 국회정책전문가과정수강료는 350만원(부가가치세 포함), 수강인원은 40명 안팎이다. 강사진에는 두 의원 외에 전·현직 국회의원 보좌관과 복지위 전문위원, 정부부처 관계자 등이 포함돼 있었다. '상기일정은 사정상 변경 될 수 있음을 양해바랍니다'라는 문구도 있었다.
 
특히 강의 장소 중 한 곳은 영리 목적으로 대관할 수 없는 국회의원회관이었다. 의회정책아카데미는 과거에도 의원회관에서 영리 행사를 했다가 문제된 바 있다. (725일자 국회 회의장 무료대관, 보좌관 돈벌이에 악용기사 참조)
 
의회정책아카데미는 이번 강좌에 대한 뉴스토마토 취재가 시작되자 강의 장소 중 의원회관을 뒤늦게 삭제한 데 이어 현재는 해당 공고 게시물을 아예 내린 상태다.
 
아카데미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대관 계획이 있었는데 아직 결정하진 않았다. 공지는 회관으로 했지만 대부분 호텔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다대관 문제를 또 지적하려는 것 같아 다른 장소에서 진행하기로 하고 공고를 수정했다고 말했다. 강연 확정이 안 된 의원들을 강사진에 포함해 수강생을 모집한 데 대해서는 이 의원 측은 직접 접촉한 건 아니고 다른 사람을 통해 확실하다고 전해 듣고 공고를 올렸다. 김 의원도 협의 중인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의회정책아카데미가 모집한 국회정책전문가과정 홍보 브로셔 일부 캡처. 사진은 해당 강좌와 무관함.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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