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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뉴타운도 입주 폭탄…인근 아파트 전셋값 떨어뜨려
두 달간 동작구에 2500여 가구 입주…"입주 전 대비 1~2억 하락"
2019-01-03 14:54:27 2019-01-03 14:54:27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흑석뉴타운에 입주 폭탄 여파가 미치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동작구에 2500여 세대 입주가 연달아 시작되면서다. 이달 서울 입주 물량은 전년보다 늘어난 데다 인근 갭투자 전세 매물까지 증가하면서 당분간 동작구 전셋값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입주가 진행되고 있는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3일 동작구에 위치한 중개업소에 따르면 흑석뉴타운 및 상도동 일대에 약 2500가구의 입주가 진행되면서 전셋값 하락이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흑석뉴타운에 입주를 시작한 단지는 7·8구역의 흑석뉴타운롯데캐슬에듀포레(545가구)와 아크로리버하임(1073가구)이다. 이 단지들은 흑석뉴타운 재개발 단지로 지난 2016년 분양해 지난해 연말부터 순차적으로 입주가 진행되고 있다. 이어 12월에는 상도동에 위치한 e편한세상상도노빌리티(893가구)까지 입주에 나서면서 두 달 동안 동작구에 총 2500여 가구의 입주 물량이 쏟아지게 됐다.
 
짧은 시간에 입주 물량이 몰리자 흑석뉴타운 일대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다. 통상 입주가 끝날 때까지 2~3개월이 소요되는데다 인근 갭투자한 급매물이 증가하면서 전셋값이 떨어지는 것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동작구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0.25%다. 이는 강남4구와 마포구에 이어 전셋값 하락폭이 가장 큰 수준이다. 서울 지역에 전년 대비 이달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월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781가구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실제로 입주를 시작한 단지들의 전셋값은 몇 달 사이 큰 폭으로 조정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84㎡는 지난해 9월 7억5000만~7억9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연말에는 6억원에 거래돼 대략 2억원 떨어졌다. 흑석뉴타운롯데캐슬에듀포레 전용 84㎡ 전셋값도 지난해 9월 7억원에 거래가 성사됐지만 최근에는 5억8000만에 실거래됐다. 흑석뉴타운에 위치한 부동산 중개소 관계자는 "잔금을 빠르게 처리하려는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더 내릴 수도 있다"라며 "지금도 비슷한 평형의 7년차 구축 아파트 전세가격과 5000만원 정도밖에 차이가 안 난다"라고 말했다.
 
앞서 흑석뉴타운에서 입주를 마친 구축 재개발 단지 전셋값도 하락 전이되고 있다. 신축 단지의 전세가격이 떨어지면 기존 아파트 전셋값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에 입주한 흑석한강센트레빌2차 전용 84㎡ 전셋값은 지난해 11월 6억500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최근에는 5억원에 호가되고 있다. 흑석동 인근 부동산 중개소 관계자는 "아크로리버하임과 롯데캐슬 1월말까지 입주 기간이 겹쳐서 그 때까지는 계속 떨어질 것 같다"라며 "30평대와 20평대 전셋값 차이가 거의 안 날 정도로 가격이 많이 내려간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셋값 하락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부터 종합부동산세와 공시가격 인상 적용 등으로 인해 세 부담이 높아지는데다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갭투자 매물이 시장에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매매가격 상승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전세가격도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이라며 "올해 전세 시장은 입주 물량이 충분한 지역에서 약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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