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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해외수주 전년보다 11% 상승…'화공 플랜트 명가' 삼성엔지니어링 1위
6년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중동 수주액 줄었지만 아시아서 급증
2019-01-03 15:06:06 2019-01-03 15:06:06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지난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액이 전년보다 10% 넘게 상승했다. 수주액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6년만이며, 3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3년만이다. 공사건수도 6% 가량 늘었다. 업계에서는 한동안 침체됐던 해외건설 확대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대형 건설사별로 희비가 엇갈리면서 대표이사 경력 등이 해외건설 수주액 증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수주 확대를 위한 업체별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공사 수주액은 총 321억1566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290억599만달러)보다 10.7% 상승한 수치로 공사건수도 624건에서 662건으로 늘었다. 지역별로는 중동에서 92억448만달러를 수주해 전년(145억7811만달러)보다 37% 줄었다. 아시아에서는 총 162억773만달러를 수주해 전년(124억9228만달러)보다 30% 상승하며 중동지역 수주 부진을 상쇄했다. 여기에 유럽과 북미 등에서 각각 1058%, 88% 증가하며 해외공사 수주 실적을 이끌었다.
 
지난해 수주액 향상에 대해 업계에서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사업수주와 새로운 시장인 러시아에서 대규모 수주, 고부가가치 개발 사업에 대한 진출 확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러시아 안티핀스키 석유화학설비공사(30억달러)를 수주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 싱가포르 남북회랑 고속도로의 경우 도심지 고층빌딩 인근 도로 하부의 연약지반에 터널형 지하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최저가가 아님에도 기술력으로 인정받아 수주 성공하기도 했다.
 
대형 건설사별로 수주 성적이 엇갈리면서 희비도 교차했다.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 계열사는 수주액을 전년보다 2배가량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액 1위를 달성한 삼성엔지니어링은 69억3871만달러를 수주해 전년보다 90% 가까이 늘었고, 삼성물산(34억9263만달러)도 전년보다 수주액을 128% 늘리며 전체 수주액 순위 3위를 기록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수주 1위는 지난해 1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최성안 사장의 전문성과도 연결된다. 플랜트사업1본부장을 지낸 최 사장은 30년간 삼성엔지니어링에 근무하면서 사업과 조달 업무 등을 두루 거친 ‘화공플랜트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현대자동차그룹 건설 계열사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현대건설은 13억6685만달러를 수주해 전년보다 40% 이상 수주액이 줄었고, 전체 수주액 순위 2위를 기록했지만, 현대엔지니어링도 전년보다 2% 상승하는데 그쳤다. 현대건설 대표이사인 박동욱 사장은 재무통으로 꼽히는 인물로 시장 변화와 불투명한 건설경기에 대비하기 위해 현대건설을 맡았지만, 해외건설 수주에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박 사장이 재무 전문가라는 점에서 해외 수주에서는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7년 수주액 1위였으나 지난해에는 삼성엔지니어링에 선두를 내줬다.
 
국내 주택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GS건설도 해외건설에서는 크게 성장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총9억2529만달러를 수주하면서 전년보다 37% 가량 수주액이 감소했다. 대림산업과 포스코건설 등도 지난해 수주액을 늘리지 못했다. 특히 수주액을 늘리지 못한 건설사를 중심으로 해외사업의 핵심인 플랜트 사업 관련 직원들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전년 말보다 플랜트 사업 관련 직원 343명이 줄었다. GS건설과 현대건설도 각각 75명, 98명 줄었다. 업계에서는 향후 국내 주택 경기 하락 국면에서 해외사업 인력 감축이 장기적인 경쟁력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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