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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업계, '박항서 매직' 잇는다
대베트남 수출 28% 성장…새해 동남아 시장 공략 강화
2019-01-09 13:55:43 2019-01-09 14:06: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최근 동남아시아 국가로의 소주 수출이 늘면서 글로벌 시장 중에서도 전략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소주업계는 올해도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역량을 더 집중할 방침이다.
 
9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소주 수출액은 499만2000달러로 전년보다 28.3% 성장했다. 이는 11월까지만 집계한 수치로 연간 500만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소주 수출액은 2015년 268만800달러에서 2016년 263만2000달러로 소폭 감소했지만, 2017년 389만2000달러로 급증했다.
 
베트남 다음으로 큰 시장인 필리핀 소주 수출액은 2015년 221만5000달러에서 2016년 306만1000달러, 2017년 353만3000달러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수출액은 43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전체 수출액보다 21.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는 동남아 거점으로 삼은 베트남을 중심으로 올해 주변 국가까지 현지인을 겨냥한 영업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6년 '소주의 세계화' 전략의 하나로 동남아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베트남 현지 법인 하이트진로 베트남을 설립했다. 이 법인은 하이트와 진로가 하나로 통합한 이후 처음으로 설립한 외국 법인이다.
 
하이트진로 베트남은 그동안 미국, 일본, 러시아 등 기존 법인이 교민 위주의 영업을 펼치던 것을 벗어나 현지인 위주의 영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했다. 또 수출국을 늘리는 등 양적 성장보다 현지에서 자리를 잡는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매출보다 광고 효과를 보기 위해 2017년 하노이에서 '진로포차'를 선보였고, '참이슬', '진로24' 등 제품 판매는 물론 라이브 공연 등을 통해 소주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또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2월 태국에서 편의점 로터스 익스프레스에 추가로 입점해 현재 총 4200여개에 이르는 매장에서 소주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태국 내 소주 판매량은 최근 4년간 20% 후반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태국 역시 지난해 소주 수출액이 133만7000달러에 달하는 등 동남아 주요 시장 중 한 곳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에서 맥주를 제외한 기존 증류주 제품은 보드카, 럼, 위스키가 주류를 이뤄왔고, 대부분 30도~40도를 넘나드는 높은 도수"라며 "이러한 제품은 소주가 대체재로서 충분하다"라고 설명했다. 
 
롯데주류는 최근 베트남 하노이에 '처음처럼'의 플래그십 스토어 'K-펍 처음처럼'을 오픈했다. 이 매장에서는 '처음처럼', '순하리' 등 주류와 떡볶이를 비롯한 다양한 한국식 안주를 판매한다. '처음처럼'은 베트남에서 5년 동안 연평균 약 28%의 성장세를 보였고,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30% 증가한 약 300만병의 판매량을 달성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과거에는 교민 시장 타깃에 머물렀지만, 현재는 'K-팝', '박항서 매직' 등을 기점으로 한국에 대한 현지인의 관심과 호감이 높아져 우리 술을 알릴 절호의 기회"라면서 "앞으로도 더 많은 외국 소비자가 우리 술을 맛볼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가 베트남 하노이에서 운영하고 있는 '진로포차'. 사진/하이트진로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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