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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시장 명과 암)②대형마트도 전통시장도 울리는 '새벽배송'
시간 제한 없이 클릭만으로 식재료 구매…새벽배송 시장 지난해 4000억원 규모
2019-01-15 06:00:00 2019-01-15 06:00:00
[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오랜 시간 전통시장 경쟁자로는 '대형마트'가 꼽혔다. 이들이 골목에 자리잡은 전통시장들의 생계를 앗아간다는 이유에서다. 정부에서도 대형유통산업발전법을 통해 월 2회 대형마트가 의무휴업하도록 지정하는 등 골목 상권과 대형마트의 상생 문제에 집중해왔다.
 
그런데 배달과 온라인 시장이 커지며 경쟁구도가 달라지고 있다. 전통시장이 문을 열기도 전에 문 앞으로 신선한 식재료를 배달해주는 '새벽배송' 서비스가 등장했고, 집에서 클릭만으로 간편하게 장을 볼 수 있는 플랫폼들이 늘어났다.
 
이들의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새벽배송 시장은 지난 2015년 1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약 4000억원 규모로 3년만에 40배 가까이 성장했다. 반면 대형마트 매출은 지난 2015년부터 꾸준히 감소 중이다. 이에 전통시장의 경쟁자도 기존 오프라인 대형마트에서 식재료 배송 서비스를 활발히 진행 중인 마켓컬리, 티몬 슈퍼마트 등 온라인 채널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유건규 전국상인연합회 사무총장은 "대형마트 등은 개점, 폐점 시간 등이 있지만 새벽 배송 서비스의 경우 (제한된 시간이 없어)새벽에 활발히 열리는 도소매 전통시장이 타격을 많이 받는다"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새벽배송 시장에 대형유통업체마저 가세하며 온라인 새벽 배송시장의 파급력도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새벽배송 이미지를 처음 구축한 마켓컬리의 매출은 지난 2015년 29억원에 불과했으나 이후 2016년 174억원, 2017년 465억원, 지난해에는 약 1600억원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회원 수도 80만명에 달한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첫 TV CF를 진행하기도 했으며 아파트 주부들을 대상으로 활발히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한 직원이 이마트 물류센터에서 '보냉박스' 포장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커머스 업계의 새벽배송 진출도 활발하다. 티몬 '슈퍼마트 당일·예약 배송' 서비스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서울 전역 및 경기도 11개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20억달러 투자를 받은 쿠팡 역시 '로켓프레시' 서비스를 론칭했다. 로켓프레시는 신선식품을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7시 이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오프라인 마트도 온라인 배송으로 눈을 돌렸다. 이마트몰은 지난해 오전 6시부터 상품 배송을 받을 수 있는 '쓱배송 굿모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상품 예약배송 수령 시간을 '오전 10시~오후1시'에서 '오전6시~오전9시', '오전7시~오전10시'로 확대한 것이다. GS리테일도 마트몰 GS fresh를 통해 새벽배송을 선보인 이후 론칭 초기 대비 주문 건수가 300% 신장하는 성과를 보였다. 롯데슈퍼는 '롯데프레시'를 통해 서울 전역에 3시간 안에 배송을 해준다. 또한 전날 오후10시에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7시까지 집 앞으로 배송하는 '새벽배송' 서비스도 갖췄다.
 
전통시장에서도 일부 지자체 단위별로 장 본 상품을 집까지 배송해 주는 등의 시도는 있었으나 자본을 바탕으로 한 온라인 플랫폼을 따라오기는 역부족이다. 유 사무총장은 "전통시장 차원에서도 택배 서비스나 배송 서비스, SNS 채널을 통한 구매 등을 시도했다"라며 "그러나 실질적으로 상인들이 교육 및 서비스를 따라가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마켓컬리 관계자는 "온라인 및 오프라인에서의 장보기는 고객의 입장에서 접근성, 편의성, 구매 동기가 다르기 때문에 고객의 선호에 따른 선택의 영역에 가깝다"라며 "마켓컬리는 온라인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채널이기에, 이 채널의 특성을 살리고 차별화 된 가치를 제공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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