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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관록 vs 친정부 vs 전문가
한이헌, 민·관 폭넓은 경험…박재식, 관과 소통 장점…남영우, 17년 흑자경영 경험
2019-01-15 20:00:00 2019-01-15 20:00:00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차기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후보자 경쟁은 오랜 경험의 관록과 친정부 성향의 당국과 소통력, 민간 전문가로서 성공한 경영능력 등의 요소를 두고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이헌 전 국회의원과 박재식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 남영우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 등 3명의 후보자들은 16일 열리는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추천위원회에서 이같은 강점을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업계에서는 박재식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상대적으로 최근에 퇴직한 금융위원회 고위직 출신으로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됐다. 관 출신인 한이헌 전 국회의원과 박 전 대표는 금융당국과의 원활한 소통을, 유일한 민간 출신인 남 전 대표는 저축은행 업권의 전문성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15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한 전 의원은 민과 관에서 가장 폭넓은 경험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전 의원은 제일제당에 근무하다 행정고시 7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공정거래위원장, 경제기획원 차관을 지냈다. 김영삼 정부시절에는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이후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부산 북구·강서구 을) 선거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당선됐다. 노무현 정부시절에는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을 지냈고 지난해 12월까지 우리저축은행 비상임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도 깊다. 한 전 의원은 문 대통령의 경남고 선배로, 지난 2002년 부산시장 출마때 문 대통령이 캠프를 지원했다.
 
한 전 의원은 "공직생활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굵직한 경제정책을 만들어왔다"며 "현 정부의 기조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는 만큼, 저축은행 업계의 수장으로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 전 대표가 오랫동안 공직에 있지 않아 현재 금융당국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한 전 의원은 3명의 후보들 가운데 가장 다양한 경험을 갖추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금융당국과 오랫동안 관계를 맺지 않고 있었던 만큼, 현재의 금융당국과의 소통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역시 관 출신이지만 최근까지 금융당국과 관계를 맺어온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박 전 대표는 제26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무부에서 일했으며 2005년에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지냈다. 이후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을 거쳐 2012년부터 3년간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역임했다.  
 
박 전 대표는 "재경부(현 기재부)에 있을 때 저축은행 담당과장을 하는 등 현재 금융당국과의 소통에 자신이 있다"며 "앞서 참여정부 시절에도 청와대에서 근무하며 현 여권 인사들을 잘 알고 있는 점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타 후보들보다 저축은행 경영 경험이 없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한 전 의원과 남 전 대표는 저축은행 경영에 참여해본 경험이 있지만, 박 전 대표는 한국증권금융 대표를 역임한 것이 유일한 금융사 경영 경험이다. 또한, 회장 당선 시 낙하산 논란에 대한 부담감도 있다. 최근 '신재민 사태'로 정부가 낙하산 인사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유일한 민 출신인 남 전 대표의 강점은 오랫동안 저축은행 업권을 경영해본 경험이다. 1978년 동부상호신용금고에 입사한 뒤 건국상호신용금고, 삼보상호신용금고, 한솔상호저축은행 등을 거쳤다. 2004년 한국투자저축은행 전무이사를 역임한 뒤 부사장, 은행장을 맡았다.
 
특히,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 시절 경영 능력을 크게 인정받고 있다. 그는 2011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로 촉발된 저축은행사태에서 PF대출 중단을 결정해 부실 위기를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국투자저축은행은 17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민간 출신으로 금융당국과의 소통능력을 발휘해야 차기 회장에 당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축은행 고위 한 관계자는 "현 이순우 회장이 민간 출신으로도 금융당국과의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인정됐지만 아직도 많은 저축은행 대표들은 관 출신을 선호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상황에서 이들 대표들을 설득해내는 것이 남 전 대표의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16일 오후 이들 3명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최종 후보 2명을 확정할 예정이다. 확정된 최종 후보 2명은 오는 21일 총회에서 투표를 진행해 선임된다.
 
차기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됐다. (왼쪽부터)한이헌 전 국회의원, 박재식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 남영우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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