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사업 틀어지자 벌떼같이…무주공산 된 반포 재건축
암묵적 경쟁회피 의혹…"나눠먹는 분위기 있다"
2019-01-16 14:19:07 2019-01-16 14:19:07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지난해 3차례 유찰되다 겨우 수의계약으로 사업 진도를 나갔던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재개발이 올해는 업계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공들이던 사업이 틀어지자 너도나도 달려드는 무주공산이 됐다. 이는 한편으론 경쟁입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시장 단면을 드러낸 대목이기도 하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재개발 사업에 대형 건설사 8개사가 입찰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그동안 재개발 사업 수주전에 참여하지 않았던 삼성물산부터 시공능력평가 순위 8위 롯데건설까지 8개 대형 건설사가 모두 입찰의향서를 조합에 제출했다. 특히 8개 건설사가 모두 실제 입찰에 참여할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합은 지난해 수의계약한 현대산업개발과 공사 문제로 다툼을 벌이다 현재 시공권을 박탈한 상태다.
 
지난해 시공사 선정에는 현대산업개발만 참여했었다. 공사비만 8000억원이 넘는 대형 공사인데도 건설사들의 관심이 적었던 데 의문이 생긴다. 지금에서야 경쟁 열기가 뜨거운 것도 궁금증을 더한다. 재건축 사업은 여타 공사에 비해 수익이 많이 남는다. 더욱이 대형 공사라면 더욱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수주를 위해 오래전부터 물밑작업을 했기 때문에 경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말이 나온다. 한 업체가 오래전부터 물밑작업을 해오면 그 사업에 대해 다른 건설사들이 가능하면 경쟁에 참여하지 않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사실 한 업체가 오랫동안 접촉하고 작업을 해온 사업에 다른 건설사가 뛰어들어 사업을 따오는 것이 쉽지가 않다”라며 “나중에 뛰어들면 작업이 다 끝난 상태에서 괜히 돈만 낭비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업계에서는 서로 어떤 곳은 어디가 하고, 어떤 곳은 어디가 한다는 그런 분위기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결국 올해 시공사 선정에 8개 건설사가 뛰어든 이유는 이 사업장이 사실상 무주공산이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합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현대산업개발이 시공권을 박탈당했기 때문에 지난해와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다음 달에 바로 시공사 선정에 들어가기 때문에 물밑작업을 하기 위해 특별히 돈을 쓸 이유도 없다. 아울러 올해 재건축 사업 물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몸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수주 물량 하락을 우려하는 건설사들이 연초부터 공격적인 사업 수주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재건축 수주전에 다수 건설사들이 의욕을 보인다. 사진은 서울지역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