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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산업, 민수사업 확대해 2030년까지 20조원 규모 성장”
김조원 KAI 사장 “산업 생태계 선순환에 주력…강소기업 1000여개 육성 목표”
2019-01-17 17:00:40 2019-01-17 19:10:55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민수사업과 미래형 무인이동체 등 신성장동력을 확보해 2030년까지 국가 항공우주산업을 연 20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강소기업 1000여개를 육성하는 등 관련 산업 생태계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 사장은 17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열린 CEO주관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의 미래를 견인할 사업계획을 담은 ‘항공우주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올해로 창사 20주년을 맞은 KAI가 항공우주산업의 미래 성장동력을 위해 구체적인 발전전략을 공유하는 첫 자리였다.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17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AI
 
김 사장은 이날 “우리나라를 지탱해 온 조선, 자동차 등 전통 제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첨단기술이 융합된 지식산업이자 파급효과가 큰 전략산업으로 항공우주산업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항공우주산업 현황에 대해 짚으면서 “군수시장 정체가 예상되는 반면, 민수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며 “우리도 군수에서 축적한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민수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KAI의 지난해 수주 실적 2조9000억원 가운데 67%에 해당하는 2조원이 민수 기체 구조물과 완제기 수출 물량이었다. 국내 군수 비중은 33%(9000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김 사장은 “KAI도 설립 초기에는 방위산업에 의존했지만 현재 민수사업 규모가 60%를 넘는 등 균형 잡힌 사업구조로 발전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세계 항공산업 시장에서 민수시장은 여객과 화물 운송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아시아 시장은 중국을 필두로 여객 수요가 급증해 향후 20년 동안 연평균 4.6% 성장세가 예상된다. KAI에 따르면, 아태지역 항공기 수요는 2018년 현재 7360대에서 2037년 1만8200대로 약 2.5배 늘어날 전망이다.
 
KAI는 민수시장 확대를 위해 그동안 항공우주분야 신규 협력업체를 발굴하고 강소기업을 지원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전통적인 군수업체에서 새로운 항공우주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은 필수적이란 판단 때문이다. 이를 위한 전담조직도 신설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KAI 협력업체는 226개에서 336개로 늘어나면서 110개 신규업체가 시장에 진입하는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기조가 유지돼 빠른 시일내 협력업체가 1000여개로 늘어나길 바란다”며 “국내 산업 생태계를 키우는 일이 핵심적인 항공우주산업의 발전전략이 아닌가 판단하다”고 덧붙였다.
 
KAI는 지난해 경영 시스템 재정립,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양산 재개 등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안착했다고 평가했다. 매출과 수주가 전년 대비 증가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박경은 KAI 경영기획실장은 2018년 경영성과를 설명하면서 “매출은 전년 대비 약 6000억원 증가한 2조7100억원, 신규 수주는 약 1조원 늘어나 2조8500억원이 예상된다”며 “성장성과 수익성 모든 측면에서 경영 정상화에 올랐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 잔고는 18조5000억원 규모다.
 
하지만 여전히 글로벌 항공우주기업들과의 격차는 크다. 매출 규모로 보면 미국의 1위 기업 보잉이 2017년 기준 105조원인 반면, KAI는 2조1000억원 수준이다. 박 실장은 “글로벌 항공우주산업 시장 규모는 2017년 700조원에서 2030년 110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라며 “미국과 유럽의 대형업체가 세계시장을 주도하면서 국내기업들은 상대적 열세인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항공우주산업 발전전략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산업계의 협력을 통한 새로운 상생모델 구축이 절실하다”며 “항공우주산업 육성을 위해선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 불가능하며 정부와 지자체의 마중물 제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AI는 창사 20주년인 올해 ‘생존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원년으로 삼고 ▲경영 시스템의 고도화 ▲미래 성장동력의 확대 ▲지속적인 핵심역량 강화와 근본적인 체질 개선으로 성장과 내실경영의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해 글로벌 시장의 수요가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무인기를 다양화하고, 개인용 무인이동체(PAV) 개발을 통해 미래형 PAV 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김 사장은 “향후 남북 경제협력과 동북아 지역의 부상에 따라 새로운 성장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며 “세계를 무대로 글로벌 기업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적극적인 선행적 투자와 신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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