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한미가 17일 도로 공동조사와 유해발굴을 비롯한 남북 협력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부는 조만간 유엔 안보리에 제재 면제를 신청할 계획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남북 도로 공동조사와 유해발굴을 위한 지뢰 제거에 필요한 장비를 북한으로 반입하는 문제에 대해 한미간에 상당한 공감대가 이뤄졌다"며 "조만간 안보리에 제재 면제 신청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은 지난달 23~25일 동해선 도로의 북측 구간에 대해 별도의 장비 없이 현장점검을 진행했는데, 이번에 ‘제재 예외’가 확정되면 남북이 협의를 거쳐 장비를 이용한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산가족 화상상봉, 타미플루 북송 등 남북 협력 사안에 대한 미국의 제재 면제에 관한 논의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산가족 화상상봉과 관련 미국과의 공감대가 이뤄졌으나 화상상봉 추진에 들어가는 물품이나 장비 등을 검토하려면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의 여파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타미플루 20만명분 지원은 다음주 초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관계자는 "타미플루 지원과 관련해서는 (한미 간) 특별한 이견이 없었다"면서 "(북측과) 마무리 조율을 하고 내주초에 타미플루를 전달할 수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신청에 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이번 워킹그룹 화상회의가 중간 형태의 회의이므로, 여기서 해당 내용을 거론하는 게 적절치 않은 것 같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당 논의는 진전을 보지 못하고 일단 보류된 것으로 보인다.
한미 워킹그룹 회의는 비핵화와 남북관계, 대북제재 관련 사안을 조율하는 자리로, 한 달에 한 번 정도 대면회의를 열고 중간에는 화상회의를 통해 실무급에서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날 화상회의에는 우리 측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통일부, 청와대 관계자 등이 참여했고, 미국에서는 알렉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 등이 참여했다.
한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한중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한반도 정세 변화에 관해 긴밀히 협력하겠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공동 노력에 공감하고 2차 북미 정상회담 추진 제반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한중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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