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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신뢰도, 저점 찍고 반등
10월 조사 반등 후 4개월만에 상승…LG, 굳건한 1위
2019-02-07 07:00:00 2019-02-07 07:00:00
지난 몇 개월 간 재벌 신뢰도 지수는 지난해 10월 조사에서 잠깐 반등한 이후 내리막 흐름이었다. 10월 조사의 반등에는 9월 3차 남북정상회담에 재벌 총수들이 대거 동행하여 언론보도가 쏟아지는 등 정부와 재계의 관계가 대립에서 협력으로 바뀌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후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됐고, 2018년 10월은 세계 증시에서 2012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최악의 달로 기록됐다. 한국 증시 역시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10월 이후 가장 급격하게 하락했다. 10월 말엔 현대자동차의 3분기 실적발표에서 영업이익이 급감해 ‘어닝 쇼크(earning shock, 기업이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저조한 실적을 발표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일컫는 말)’가 발생했다. 이어서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고의 분식회계를 했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주요 재벌들이 악재에 시달렸다. 하락세는 2019년 1월 조사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2월 조사 결과를 보면 2018년 10월 이후 4개월만에 전반적인 재벌 신뢰도가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다. 각 대상에 대한 신뢰하는 정도(7점척도, 절대평가)를 지표화한 신뢰도조사 일반인지 부문(이하 일반인지 지수)에서 30대 재벌 중 GS, 교보생명보험, 한국투자금융 3사를 제외한 27개 회사의 지수가 상승했다.
  
그간의 조사로 삼성과 LG의 이미지를 비교해본다면…
 
삼성과 LG를 중심으로 상세하게 살펴보면 LG의 일반인지 지수가 다시 40을 넘어 41.8을 기록했다. LG는 10회차 조사 동안 한 번도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하지만 지난 1월까지 LG의 일반인지 지수가 40을 넘은 것은 작년 5월부터 진행된 9회차 조사 중 3회였다. 구체적으로 본다면 지난해 8월(43.4), 10월(44.5), 11월(40.4)이었다. 최근 추세로 보면 10월에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이다가 반등해 네 번째로 40을 넘어섰다. 삼성은 LG에 비해서도 좀 더 큰 폭으로 수치가 개선되면서(18.3→24.7) GS를 제치고 2위에 복귀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 트윈타워 전경. 사진/뉴시스
 
LG와 삼성을 일반인지 지수에서 높게 평가한 층을 살펴보면 LG의 일반인지 지수는 50대이상, 자영업·화이트칼라·가정주부, 대졸이상, 가구소득 401만~500만원에서 높았다. 삼성의 일반인지 지수는 50대이상, 자영업·가정주부, 고졸 이하, 401만~500만원에서 높았다. 삼성은 고졸 이하에서 31.7점, 대졸에서 23.9점, 대학원졸 이상에서 13.1점으로 학력이 높아질수록 평가가 박했던 반면, LG는 고졸 이하 35.7점, 대졸 43.5점, 대학원졸 이상 43.0점으로 대졸 이상에서 높았으며, 화이트칼라에서도 높게 나타났다. 
  
재벌 신뢰지수 행태부문(이하 행태 지수)에서 삼성과 LG 두 기업의 수치 양상을 봤을 때에도 차이가 있다. 신뢰지수 행태 부문은 △한국 경제성장 기여도 △한국사회 발전 및 통합 기여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국가 및 사회 발전에 미치는 악영향 등 4개 항목을 조사(상대평가)해 지표화한다. 이중 긍정적 의미를 가진 3개 항목의 평균수치를 긍정지표로, 부정적 의미를 가진 1개 항목의 수치를 부정지표로 분석하게 된다. 별도로 △경제력 포함 사회 전반 영향력에 대해서도 조사한다. 
  
따라서 행태 지수는 일반인지 지수와는 차이가 있다. 행태 지수에서도 그간 LG가 줄곧 1위였으며, 삼성 역시 꾸준히 2위를 차지했다. 삼성이 일반인지 지수에서 순위가 변동해온 것과 다르다. 삼성은 이번 조사에서 경제성장 기여, 사회 발전 및 통합에 기여라는 지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경제성장 기여 항목에서 삼성은 꾸준히 1위였다. 사회 발전 및 통합에 기여 항목에서는 LG에게 1위를 뺏기는 경우도 있었으나 이번에는 1위였다. 
  
하지만 삼성은 사회 발전에 악영향을 미치는 재벌이란 부정항목에서 높은 순위(2위)를 차지하면서 행태 지수 순위가 LG에게 밀린 2위가 됐다. LG는 주로 사회적 책임 항목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사회발전 악영향 항목은 상대적으로 낮아(8위) 행태 지수에서 1위가 됐다. 결국 종합해서 해석하면, 삼성은 그 영향력에 대해 양가적인 평가를 내리는 이가 많기에 상대적으로 부정평가가 적은 LG가 높게 평가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리고 삼성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고학력층과 화이트칼라층이었다.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 대해선 찬성이 더 많아 
 
지난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후 최근 국민연금이 한진칼에 대한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 같은 행동 변화에 대해서는 ‘반대한다’가 8.3%, ‘중립이다’가 40.4%, ‘찬성한다’가 51.3%로 찬성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열 명 중 네 명이 ‘중립이다’라는 의견을 냈으나 반대 의견과 찬성 의견만을 비교하면 8.3% vs 51.3%로 찬성하는 의견이 훨씬 우세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동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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