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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길 위 뚫어뻥 실험…학교 앞 보행 위험 해결할까
청량초·동대문경찰서 협조로 이틀 간 진행…최소비용·노력으로 환경개선하는 '게릴라 어버니즘' 방식
2019-02-16 10:29:02 2019-02-16 10:29:02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서울시 청년 3명으로 구성된 그룹 '체인지워크'가 보행로 확장을 위한 실험에 나섰다. 동대문구 청량초등학교 앞 찻길에 뚫어뻥을 세워 차로 폭을 줄이고 보행로를 확보했다. 청량초등학교와 동대문경찰서의 협조로 진행되는 이 실험은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 간 진행된다.
 
이번 실험이 진행된 청량초 앞길은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좁은 보도와 불법 주차, 방호 울타리 같은 보행 장애물로 보행권이 확보되지 못한 대표 사례다. 한 학부모는 "정문 바로 맞은편 분식집이 있는데 횡단보도가 없다"며 "아이들이 수시로 길을 건너는 곳에 차량 과속을 방지할 장치가 없어 아이들 안전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체인지워크는 청량초 앞길 보행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찻길에 뚫어뻥을 세워 보도를 확장하고 찻길과 보도를 구분했다. 횡단보도가 필요한 곳에는 흰색 테이프로 횡단보도를 그렸다. 뉴욕, 밴쿠버, 캔자스, 런던 등 여러 도시에서 사용된 '게릴라 어버니즘' 방식이다. 도시재생 접근법 중 하나인 게릴라 어버니즘은 최소한의 비용과 노력으로 단기간에 도심 환경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많은 자본과 인력, 시간이 투입되는 기존의 도시계획과는 정반대다.
 
체인지워크 소속 박지호씨는 "뚫어뻥이라는 간단한 조치로 학생 통학길 안전과 편의를 개선할 수 있다"며 "시민과 정부에게 이후 청량초 앞길 보행권 확보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이 실험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차로 폭을 좁혀 차량 서행과 주의를 유도하는 교통 정온화를 실험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가 올해부터 도입 방침을 밝힌 '교통 정온화'는 차량 속도와 교통량을 줄여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 편의성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30여년 전부터 네덜란드 등 보행 선진국에서 도로설계의 기본이 돼 왔다.
 
체인지워크는 청년들의 도시재생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사회적기업인 임팩트스테이션이 지원한 프로젝트 그룹이다. 이번 실험은 임팩트스테이션이 추회한 도시환경 개선 프로젝트 공모전에 당선돼 진행됐다.
 
서울시 청년으로 구성된 프로젝트그룹 체인지워크가 보행로 확장 실험을 위해 서울 동대문구 청량초등학교 앞 찻길에 뚫어뻥을 세워둔 모습. 사진/체인지워크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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