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2016년 참사 이후 광화문 광장에서 국민들과 슬품을 함께 했던 세월호 천막이 18일 철거된다. 2014년 7월 처음 설치된 이후 약 4년8개월 만이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14개동 천막에 대한 철거작업에 들어갔다. 시는 이곳에 ‘기억·안전 전시공간’을 새롭게 조성해 다음 달 12일 시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세월호 유가족은 지난 16일 세월호 천막 내 집기와 비품을 정리하고, 지난 18일 10시에는 세월호 천막 내에 존치된 희생자 영정을 옮기는 이운식을 진행했다. 289명의 영정은 천막을 떠나 서울시청 신청사 지하 서고에 임시로 옮겨졌다. 유족들은 영정을 안치할지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다.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2014년 7월 14일에 들어섰다. 14개 천막 중 3개가 서울시 허가 없이 설치돼 '불법'논란이 이어지기도 했다. 세월호 천막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공간으로 사용돼왔다. 유가족인 '유민 아빠' 김상오씨가 이곳에서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46일 동안 단식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새롭게 조성되는 ‘기억·안전 전시공간’은 교보문고 방향 쪽 현 분향소 위치에 목조형태의 면적 79.98㎡ 규모다. 서울시는 이 공간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안전의식을 함양하는 상징적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전체공간과 콘텐츠는 이러한 정체성에 걸맞게 세월호의 기억과 사회적 재난에 대한 시민 안전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체험과 시민참여형 전시공간으로 구성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세월호 참사 당시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의 모습을 ‘그날의 기억·기억을 담은 오늘·내일의 약속’이라는 주제의 메시지로 전달한다. 공간은 △전시실1 △전시실2 △시민참여공간 △진실마중대, 4개로 구성된다. 각종 사회적 재난을 기억하고 안전에 대한 교육이 가능한 공간이다.
전시실1은 ‘기억을 담은 오늘’을 주제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만진다’는 촉각적 교감을 원한다는 것에 착안, 인터랙티브 조명 작품을 설치한다. 전시실2는 ‘내일의 약속’이라는 주제로 영상, 애니메이션, 키오스크 전시 작품을 설치하고 일정 주기에 따라 교체 전시할 계획이다. 세월호 5주기를 맞아 광화문 북측광장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는 추모문화제, 콘퍼런스, 전시 등 다채로운 행사도 펼쳐질 예정이다.
시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위해 올해 말까지만 공간을 운영한다는 입장이라 운영 기간을 두고 유족과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18일 철거를 앞둔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에서 노란리본 조형물이 차량에 실려 옮겨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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