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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중국통' 박세진 지점장 "올해 중국증시, 강한 상승장 기대"
유안타증권서 PB업무 11년 만에 최연소 지점장 타이틀…"일희일비보다 물러서서 큰 변화 기다릴 줄 알아야"
2019-03-20 00:00:00 2019-03-20 00: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지난해 말 유안타증권에 눈에 띄는 인사 발표가 있었다. 입사 11년 만에 38세 최연소로 지점장이 된 프라이빗 뱅커(private banker)가 나온 것이다. 유안타증권 금융센터 선릉역지점의 박세진 지점장의 얘기다. 2009년 입사 후 쭉 PB로 근무해온 그는 강남, 강북, 분당 등 유안타증권의 초고액자산가 전용 점포인 W프레스티지센터를 거쳐 지점장이 됐다.
  
박 지점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을 묻는 질문에 아직 그런 대답을 할 만큼의 경력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중국통'으로 불리는 중국 증시 전문가다. 지난 2015년 출간된 '한 번 사두면 수백 배로 돌아올 중국 시진핑 기업 이야기'의 저자이기도 하다. 후강퉁이 열리기 전부터 중국 시장을 지켜봐온 그는 올해 중국 증시에서 강한 상승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6일 박 지점장을 만나 그의 투자 원칙과 국내외 증시 투자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박세진 유안타증권 금융센터 선릉역지점장. 사진/유안타증권
 
 
"고객과 시선을 같이하고 같은 방향을 고민하는 것이 PB의 가장 큰 매력"
 
올해 38세인 박 지점장은 입사 초부터 PB업무를 시작해 초고액자산가 대상 점포인 W프레스티지센터에서 근무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연차의 PB들 사이에서 7년 동안 막내로 있었던 그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과 함께 금융센터 선릉역지점의 지점장 타이틀을 갖게 됐다
 
박 지점장은 PB업무의 매력을 두 가지로 꼽았다. 그는 "누구나 부자가 되는 법, 어떤 환경에서 부를 축적할 것인가에 대해 궁금해 하고 사회적으로 좋은 위치에 오른 사람을 쫓고자 하는 욕망이 있는데, 이걸 가장 옆에서 지켜보는 것이 PB의 업무"라며 "때에 따라 고객의 조력자이자 동반자, 친구가 되는 PB는 사회적으로 성공을 일군 사람들과 시선을 같이하고 채널을 맞춰 같은 방향으로 고민하는 직업"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여러 산업 분야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점도 PB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직접 종사하지 않아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고 해당 산업에서 자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지켜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지점장은 "(PB를 지칭해) 흔히 '금융전문가'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투자 가능성에 대해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부동산, IT, 제약·바이오, 국제 정세 등 여러 분야에 대해 공부해야 하고, 단순히 수강하는 것이 아니라 외환, 채권 등 금융생태계를 구성하는 모든 분야에 대해 선택적인 학습과 고민을 계속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시장도 그런 차원에서 공부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지난 2014 11월 후강통이 열릴 것을 대비해 유안타증권에서는 '차이나 리더'를 선발해 중국시장에 선제적 대응을 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당시 박 지점장도 리서치센터와 함께 TF의 주축으로 있었다. 그는 "금융시장 관점에서 보면 중국은 직접투자를 막 개방할 때였고,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신흥시장 내에서도 먼저 경험한 입장이기 때문에 매니저로서 자본시장에서 중국의 산업 발전 방향이나 시장 변화에 대한 것들을 투자로 연결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그는 지점운용역 랩어카운트로는 처음으로 '화룡점정 차이나 가치투자랩'을 선보였다. 지점 차원에서가 아니라 PB 개인이 고객을 모집해서 운용까지 하는 랩 상품이었는데, 6개월에 170%의 수익률을 기록할 만큼 성과가 좋았다. 이후 지점에서 내놓은 '흑묘백묘랩'도 높은 수익을 거뒀다.
 
작은 파도보다 큰 파도가 올 때를 기다린다
 
박 지점장의 첫 번째 투자 원칙이다. 작은 변화에 일희일비하는 것 보다 한 발 물러서서 큰 변화에 움직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부분의 개인투자자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보편적인 이유는 365일 내내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주식시장은 시시각각 변화하는데 의사결정을 하고 투자 타이밍을 결정해야 할 시점은 365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투자에 '중독'되는 것을 주의해야 하는데 투자를 하다보면 자의든 타의든 365일 내내 포트폴리오를 계속 끼고 간다는 것이다. 박 지점장은 "마음속으로는 투자를 계속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쉬어야 할 타이밍에 쉬지 못하게 된다" "한발 물러서서 큰 변화가 있을 때 투자를 집행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는 고액자산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박 지점장은 "고액자산가의 경우 같은 10% 손실이라도 금액이 다르기 때문에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잃지 않으면서 버는 것이 우선이고, 그런 투자를 위해서는 좋은 투자처 발굴보다 지금이 적절한 시점인지, 물러나서 좋은 기회를 탐색해야 할 시점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중국증시, 강한 상승장 예상
 
박 지점장은 올해 중국시장에서 강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처럼 정부차원의 경기부양 같은 전통적인 호재가 반영되는 시장보다는 미중 관계나 중국 자본시장 추가 개방 이슈 등이 어우러져서 중국시장 전반적으로 자산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시장은 항상 '부채'가 문제인데, 역설적이지만 부채가 급격하게 줄어들 때, 갑자기 부채를 축소시키겠다고 할 때 위기가 올 수 있다" "부채의 특성상 갑자기 규모를 줄이고 강제상환하려고 할 때 갚지 못하면 디폴트가 나올 수 있고, 이는 또 다른 부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이 경기활성화를 위해 신용을 팽창시키고 있다는 점과 위안화 절상, 외국인 투자 확대 등이 맞물려 의외의 강세장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주목해야 할 섹터로는 '소비 관련주'를 제시했다. 중국은 사이클상 소비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시점으로, 소비 스타일도 부가소비, 사치소비 등 선택적 소비로 넘어가고 있다. 박 지점장은 "과거 경기부양책을 펼칠 당시에는 건설, 인프라 같은 업종이 1번이었지만 지금은 소비를 진작시키는 상황인 만큼 금융, 증권, 항공, 여행 관련주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제약·바이오의 경우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비중이 크지 않았으나 올해부터 시작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세진 유안타증권 금융센터 선릉역지점장은 지난 2015년 중국 투자 서적 '한 번 사두면 수백 배로 돌아올 중국 시진핑 기업 이야기'를 펴냈다. 사진/심수진기자
 
전통산업의 턴어라운드 놓치지 말아야
 
중국시장이 선택적 소비, 제약·바이오 등 새롭게 열리는 섹터에 집중할 시점이라면 국내 시장에서는 조선과 자동차를 살펴야 한다는 조언이다. 박 지점장은 "사람들이 관성적 비관론을 갖고 있는 분야가 '조선'인데, 수익률이나 개별종목 매매는 성장주가 담당하고 있지만 넓게 봤을 때 수년 동안의 어려움에서 돌아나와 큰 움직임을 낼 분야는 조선과 자동차라고 본다"고 말했다. 조선은 전 세계적으로 환경 변화가 있는 상황으로, 2020년부터 진행될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업황을 일으킬 것이고, 또 기업 간 합병 이슈 등도 신조선가를 높이는 요소라는 설명이다.
자동차도 오랫동안 외산차 비중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국내 업체들이 부진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상황이 바뀌는 중이고,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포지션이 작지 않아 경쟁력이 과거 대비 나쁘지 않은 만큼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지점장은 "기본적으로 투자는 궁핍한 곳에 기회가 있는데, 중국은 소비 쪽이 성장하는 중이고, 국내는 대부분의 분야에서 한 번씩 외형 성장이 있었기 때문에 새로 태동하는 분야도 좋지만 수년 간 다운사이클을 겪고 턴어라운드하는 분야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빅 지점장은 또 새로 열리는 시장을 쫓는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투자자들의 모습을 보면 새롭게 열린 시장에 대한 동경이 크다" "4차산업 등 새로 생긴 시장은 앞으로 그려질 그림은 좋지만 투자로 연결할 때는 어느 정도 성장성을 숫자로 확인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트렌드가 큰 산업으로 연결되는 것을 확인하기도 전에 자금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2017년 당시 반도체를 필두로 IT섹터가 흥행했지만 투자자들은 당시 반도체의 턴어라운드보다 제약·바이오에 몰려 이를 놓쳤다는 것이다. 박 지점장은 "국내 투자일수록 성숙된 시장에서 증시를 바라볼 때 '턴어라운드'가 매우 중요한 요소이고, 신흥시장에서는 새 트렌드에 대한 산업개화가 투자 모멘텀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지점장은 마지막으로 "고액자산가를 만나다보면 은퇴를 앞둔 연배의 고객 중 다음 세대에게 어떻게 자산을 물려줄 지에 대해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객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다음 세대 자산관리까지 맡을 수 있게 되는 것이 가장 바라는 바"라고 말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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