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삼성중 거제조선소 수주잔량, 2년 만에 세계 2위 복귀
조선 빅3 연초부터 경쟁 치열…5위 중국 상해외고교조선 일감 4년5개월전으로 줄어
2019-03-25 15:25:28 2019-03-26 15:51:26
[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가 2년 만에 단일조선소 기준 수주잔량 세계 2위에 복귀했다. 조선그룹별로 보면 현대중공업그룹이 독보적인 1위지만, 대표 조선소를 놓고 보면 빅3의 차이가 좁혀지면서 연초부터 수주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5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2월말 현재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수주잔량은 490만3000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451만5000CGT)를 제치고 2위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가 2위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7년 2월이 마지막으로, 정확히 2년 만에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제쳤다. 1위는 대우조선해양으로 584만6000CGT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주 실적이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지난해부터 착실히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중심으로 일감을 쌓아나가며 연간 수주 실적을 초과 달성했고, 올해 들어서도 수주를 이어간 덕분에 1월말 기준 근소한 차이까지 현대중공업을 따라잡았고, 지난달에는 추월에 성공했다. 특히, 부동의 1위를 지키던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 내에 일감이 찬 덕분에 선별 수주를 하면서 빅3 주력 조선소의 수주잔량 차이가 줄어들고 있어, 다음달부터 6월 여름휴가 전까지 진행될 연간 최대 선박 발주시장에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3사별 올해 실적을 살펴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22일 아시아지역 선주로부터 2154억원 규모의 LNG 운반선 1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이 수주 물량을 포함해 올 들어 7척의 LNG운반선(약 13억달러)을 수주, 올해 목표 78억달러의 17%를 채웠다.
 
대우조선해양도 연이어 LNG선 수주에 성공하며 올해 누적 수주액 11억달러를 돌파했다. 초대형원유운반선 6척, LNG선 3척 등 총 9척 약 11억 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해 올해 목표(83.7억달러)의 약 13%를 달성했다.
 
상대적으로 현대중공업의 초기 수주는 주춤한 모습이다. 지난 2월 누계 기준 연간 달성률은 3.3%에 불과하다. 다만 그룹 안에 있는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이 일감을 고르게 따내며 실적을 방어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수주잔량은 1063만8000CGT로 압도적이다.
 
최근 들어서는 LNG선 이외에도 빅3가 강점을 갖고 있는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등이 유가 상승의 탄력을 받으며 선사들의 발주가 시작됐고, 한동안 수주가 전무하다시피 했던 컨테이너 운반선 발주도 회복될 기미가 보이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규제 강화와 맞물려 LNG 운반선 발주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빅2는 올해 친환경 선박 시장공략에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중국내 단일 조선소 중 가장 많은 수주잔량을 기록하고 있던 세계 5위 중국상해외고교조선은 남은 일감이 198만1000CGT로, 지난 2013년 10월(218만2000CGT) 이후 4년5개월만에 200만CGT 아래로 떨어졌다. 중국정부의 조선산업 구조조정과 함께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의 영향으로 해운업황 부진에 따른 선사들의 발주 부진과 친환경 선박 기술 미숙, 자국 금융기관의 선박금융 축소 등이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조선산업의 주춤은 한국기업들에겐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아직 연초인 상황이라 올해 시장 전망을 예단하긴 어렵다”면서도 “빅3의 수주 싸움은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