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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가는 ‘세계 최초’ 5G…삼성은 품질 논란, LG는 출시 연기
“5G 서비스 도입 일정 무리하게 잡은 결과…시간 지날수록 안정될 것”
2019-04-16 18:46:01 2019-04-16 18:46:01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5G 스마트폰 수난시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5G 통신품질 논란에 시달리고 있고 LG전자는 급기야 V50 씽큐 출시를 연기했다. 스마트폰 소프트웨어(SW) 최적화와 모뎀칩 안정화에 문제가 있었고 5G 커버리지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점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 정부가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타이틀을 위해 서비스 도입 일정을 무리하게 앞당긴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동통신 3사와 삼성전자는 지난 3일 오후 11시 갤럭시S10 5G를 출시하며 세계 최초 상용화를 알렸다. 급박한 일정이었다. 미국 이통사 버라이즌이 미니애폴리스와 시카고 지역에서 모토로라 ‘모토Z3’을 통해 5G 상용화를 알리기 단 2시간 전이었다. 이통사는 세계 최초 타이틀을 미국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1호 가입자 대상으로만 갤럭시S10 5G를 개통했다. 일반 고객의 경우 원래 일정대로 5일부터 5G 개통이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8일 열린 코리안 5G 테크 콘서트 '세계 최초 5G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에서 5G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렇게 지킨 세계 최초 서비스는 상용화 이후 지속적인 품질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초기 5G 사용자들은 5G 기지국이 설치된 서울 내에서도 5G가 잡히는 곳이 적고, 5G에서 LTE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데이터가 끊기거나 먹통이 되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토로했다. 5G 통신망이 잡히더라도 LTE보다 속도가 느리다는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한 소비자는 “5G를 활성화시키면 카카오톡 메시지조차 잘 전송되지 않아 LTE로 놓고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5G망 연동 문제로 갤럭시S10 5G 출시를 이미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제품에 탑재된 자사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 엑시노스 9820, 5G 모뎀칩 엑시노스 5100와 이통사의 5G 상용망과의 연동작업에 시간이 더 걸린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열흘 남짓은 기기와 통신망을 최적화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LG전자는 16일 V50 씽큐 출시 무기한 연기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LG전자 스마트폰이 신뢰 회복이 시급한 상황에서 불안정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소비자들의 반감을 불러올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자사 칩을 선택한 삼성전자와는 달리 LG전자는 퀄컴의 5G 모뎀칩을 채택했다. V50 씽큐가 퀄컴 5G 칩을 채용한 첫 제품인 만큼 테스트할 시간을 좀 더 확보할 필요성이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5G 통신 품질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우선 5G와 LTE간 통신방식 전환 문제는 핸드오버 과정에서의 SW 오류가 지적됐다. 사용자의 단말기가 처음 접속한 기지국에서 다른 기지국으로 넘어갈 때 신호를 이어주는 핸드오버가 이뤄지는데, 초기 단계인 5G와 기존 LTE간 연계 기술의 최적화가 아직 이뤄지지 못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초도 물량에 탑재된 모뎀칩 품질이 아직 안정화되지 않았고 LG전자 역시 퀄컴의 5G용 모뎀칩 품질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여러 번의 SW 업데이트를 진행했지만 고객 불만은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5G 기지국과 중계기가 아직 5G 커버리지를 충족할 만큼 완벽하게 확보되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다. 이통사들이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5G 기지국을 집중적으로 설치했다고는 하지만 현재 LTE와 비슷한 수준의 품질을 제공하는 5G망을 구축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5G는 상대적으로 전파 도달 거리가 짧은 3,5㎓ 또는 28㎓의 고주파 대역을 쓰기 때문에 기지국수가 LTE보다 월등하게 많아야 한다. 특히 빌딩이 촘촘히 들어선 도심에서는 도달 거리가 더 짧아져 별도의 중계기도 다수 필요하다. 
 
무엇보다 완벽한 준비 없이 무리하게 5G 상용화 일정을 잡은 정부에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고 있다. 애초에 이통사, 제조사, 장비사와의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1년 전부터 ‘2019년 3월 5G 상용화’라는 목표를 내걸고 달려왔기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와 제품이라는 게 기술 완성도에 따라 막판까지 출시 일정이 조정되는데 지난해부터 출시시기를 못 박아 업계에서는 일정을 맞춰야한다는 조급함이 있었다”면서 “업체들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초기 서비스 불안이 일어났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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