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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뿐인 中 건설수주…모두 국내 일감
국별 수주 1위지만 국내 법인이 발주처…"진입장벽 높아"
2019-05-20 14:36:24 2019-05-20 14:47:37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올해 국내 건설사들이 중국에서 수주한 공사 금액이 국가별 순위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발주처가 모두 국내 공기업이나 국내 기업의 중국 법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순수하게 중국 자체 발주처에서 발주한 공사를 수주한 경우는 찾기 힘들다. 올해만 그런 게 아니라 과거에도 중국발 수주는 대부분 발주처가 국내였다.
 
20일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 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중국에서 수주한 공사 금액은 총 19억1651만달러로 국가별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새롭게 계약한 공사액도 3258만8000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 통계에는 신규 수주액과 기존 공사 중 올해 공사비가 증감된 금액까지 포함한다. 이어 15억3741만달러를 기록한 인도네시아, 6억8798만달러를 기록한 싱가포르가 뒤를 이었다.
 
문제는 올해 신규 수주한 공사를 포함해 기존 공사까지 중국에서 수주한 공사의 모든 발주처는 국내 관련 발주처라는 점이다. 대부분 국내 공기업과 국내 기업의 중국 법인이 발주처로 되어 있다. 중국은 해외 기업이 자국 내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자국 기업과 5대 5 합작 법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국내 건설사가 수주한 공사의 발추처가 대부분 이 합작 법인인 것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현재 중국에서 수주한 공사는 대부분 국내 기업의 중국 투자 개념으로 생각하면 된다. 우리 기업이 중국에 투자하기 위해 공장 등을 짓는 것”이라며 “중국 자체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서는 중국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올해 신규 수주한 공사 중 최대 공사(계약일 4월 22일, 금액 2316만달러)인 CO P10A 2단계 확장투자 환경설비 공사도 발주처가 국내 기업의 중국 법인인 LG디스플레이 광주 유한공사다. 시공사는 2011년 LG전자 자회사로 편입된 하이엔텍이다. 여기에 과거 계약한 공사 중 올해 공사금액이 늘어나 통계에 잡힌 삼성반도체 X2-PJT 신축공사(공사비 11억1840만달러)도 발주처는 삼성(중국) 반도체 유한공사로 시공사는 삼성물산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자체 발주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서는 중국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 컨소시엄 구성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법적으로 국내 건설사가 중국 자체 발주 공사를 수주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그동안 수주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해외 공사 현장.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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